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3화 책임자 나오세요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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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분?"
 국왕 필버드・안제스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린다.
 동생이면 몰라도 한 나라의 국왕까지 무시하는 건 인간으로서 안 좋다.
 
 나는 국왕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레이나・소가와라고 합니다. 거기 있는 마나・소가와의 친언니입니다. 언뜻 보니 이 세계에서 헤맸을 터인 동생을 보호해주신 것 같아 언니로서 우선 감사드립니다."

 일본에 살던 일반 시민에게 유럽의 귀족적 인사인〝커트시(curtsy)〟는 무리다.
 그건 습관의 차이니 용서바란다.
 
"아아, 딱딱한 인사는 빼도 상관없다. 뭐라 해도, 성녀 마나의 언니분이니."

 필버드의 목소리는 말만 들으면 위엄이 넘치고 있지만 목소리 자체는 매우 담담하고 명백히 나를 판별하는 중이다.
 
 아예 수상다며 내쫓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 정도지만 무심코 표정에 드러났던 건지, 필버드는 입가를 살짝 일그러뜨릴 뿐이었다.
 
"역시 성녀 마나가 말한대로 어느 정도 우리나라나 옆 나라인 기렌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 같군."
"───"

 대답대신 나는 가볍게 입술을 씹었다.
 방심해서 책을 잡히는 말실수를 하고 싶진 않지만, 필버드의 말은 그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이 나를 몰아세운다.
 
"그럼! 레나는 일본에서 제일 좋은 대학에 합격한 자랑스러운 언니라니까!"
"……윽."

 그리고 천진난만이라는 이름의 실수를 저지른 동생이 더더욱 박차를 가한다.
 
(이 바보 동생이!)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건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다.
 상대의 정체도 목적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자신의 패를 드러내는 건 농담으로라도 피하고 싶은데.
 
 이대로 흘러가면 나는 마나를 대신하여 뭔가를 하라는 지시를 받게 될 것이 틀림없다.
 필버드의 말투나 여동생의 표정, 방금까지의 태도로 보았을 때, 내 추론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도 나에게〝문의 수호자〟로서의 능력은 없어 보이니까 그렇다고 치면 사교나 외교 같은 실무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게 무엇이든 "단 둘뿐인 자매니까."라는 이유로 내 시간을 착취당하는 건 더 이상 사양이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18년, 거스름돈이 나올 정도로 도움을 줬다.
 이 이상 동생을 위해서는 절대 움직이고 싶지 않다.
 
"………무척 무례한 말이라는건 알고 있습니다만."

 그러니까 계속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6년에 걸친 도망극을 다시 반복하게 된 것 자체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하지만 여동생의 뒷처리 역이 될 바에야 또 도망치겠어.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실제로 발생한 일을 우선 비교해보고 싶습니다만. 가장 정확하게 상세히 나라의 현 상황을 알고 있는 분과 대화를 나누게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말에 "마나와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를 두른다.
 좋고 싫고를 떠나서 동생의 이야기는 주관론이 대부분이라 진지하게 말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우선은 둘이서 그동안 쌓인 이야기라도 하는 편이 좋지 않겠나? 꽤 오랜 시간 만나지 않았을텐데?"

 필버드의 표정이 조금 험악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서로 떨어져 있던 자매의 감격적인 대면! 을 상상했었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런 분위기는 없었기 때문에 조금 이상하게 느낀 모양이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사이좋은 자매 같은 반응이 없어서.
 
"그건 나중에 얼마든지 가능하니까요. 우선은 상황을 이해하고 제 안에서 안심과 진정을 얻고 싶거든요."
"에에~? 레나, 옛날처럼 파자마 입고 밤새 수다나 떨자~"

 …그건 저건가. 네가 당시 남자 친구와 전화하면서 끝없이 떠들고 있는 옆에서 여성향 게임을 공략하게 했던 때를 말하는 걸까.
 
 응. 상당히 참신한 일본어 의역이네.
 
"……마나. 그〝스오우 전기〟의 발매는 수험 시즌 사이였지. 그런 때에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네가 나한테 뭘 시키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게임 지식하고 현실 세계의 정세를 맞춰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에에~? 그런거야~?"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면야 지금부터 네 방에 가서 바라는 대로 파자마 토크를 해도 괜찮아."

 실제로 아무 것도 안 해도 괜찮을 리가 없다.
 내 유도에 아니나 다를까 마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데온 재상."

 흠…하고 입가에 손을 댄 필버드가 잠깐 생각한 뒤, 원 안에 아무 말 없이 서있던 재상 에드발드・이데온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
 
"맡기도록 하지."

"폐하, 그건……."

"나는 성녀 마나를 쉬게 하겠다. 소환술사들도 단기간에 두 번 소환을 했으니 많이 지쳤을테지. 이런 경우 네가 적임이라고 생각한다만?"

"………."

 뒷처리를 떠맡기는 모양이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위정자의 정점에 서는, 국왕으로서의 판단은 그렇게 억지가 아니다.
 에드발드도 내심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윽고 짧게 "알겠습니다."하고 머리를 숙였다.
 
 그럼 나중에 봐! 하고 가볍게 손을 흔드는 마나는 그렇다 쳐도 필버드들도 차례차례 방을 나갔기에, 방에는 최종적으로 재상 각하와 나, 둘만이 남겨졌다.
 
 그럼.
 
 우선은 제 화풀이 대상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재상각하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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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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