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50화 보인 꼬리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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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흉작인 땅이 늘어난 것 같네요."

 세르반에게서 받은 서류에 시선을 향하면서 그런 식으로 말한 나에게, 도마뱀 얼굴… 아니, 아르노슈트 백작은 살짝 한쪽 눈썹을 움직였다.
 
"백작님께서 오신다고 하니 저(ワタクシ)도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뵐 수는 없으니까 몇년간의 보고서를 읽었습니다만……미미하긴 해도 흉작인 땅이 조금씩 강 하류로 퍼지고 있다는 점은 조금 신경이 쓰이는군요. 만약 식량지원 요청 등이 있으시다면 내일 공작 각하께서도 고려를 해주실거라 생각은 합니다만……."

"그…건……."

 이미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마을들이 그런 요청을 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낸다면 부정을 찌를 수 있다──그렇게 생각은 했었지만 아르노슈트 백작은 그 유도에는 걸리지 않았다.
 
"식량지원에도 한도가 있으니 말이죠. 흉작인 마을들에는 영지 내의 슈탐 마을에서 은세공에 관련된 일이나, 다른 영지의 상회에 고용을 알선하고 있답니다."

"…슈탐의 은세공은 유명하니까요."

 은제품은 액세서리 쪽의 수요 이상으로 일정한 독을 판별한다고 하는 측면에서 식기로써의 수요가 높다.

 국내 최대의 은광산을 가지고 있는 아르노슈트령에 있어서 그 가공을 부담하고 있는 지역도 역시 한창 번영 중이다.
 고용의 수요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 이상 찌르는 것은 어렵다.
 
"…흥미가 있으시다면 왕도의 지점에서 사람을 보낼까요."

 이번엔 저쪽에서 아무렇지 않게 뇌물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내가 돈과 권력에 쉽게 낚이는지 어떤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정말로 오르센 후작과는 수준이 다르다.
 
 부채로 얼굴을 감추면서 나는 최대한 우아하게 보일 수 있도록 웃어 보였다.
 
"제가 몸에 걸치는 것들은 에드발드 님께 전부 맡기고 있으니, 에드발드 님께서 만약 슈탐의 은세공을 영지의 주력산업으로써 저에게 보여주고 싶으시다면 언젠가 지점의 점원분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을까요."

 열심히 "에드발드로부터의 총애"도 대화에 섞어야 하니까 배로 피곤하다. 
 
"슈탐의 은세공은 영지의 주력산업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기분 나빠하지마시길. 이 공작 저택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기가 슈탐제인 것도 아니었고, 에드발드 님께서 슈탐제를 특별히 선호해서 쓰는 것도 아니셨기에…… 저의 사견이랍니다."

"그러십니까. 하지만 이것은……
 저의 아내가 올해도 공작 각하를 위해서 모은, 국내 귀족들 중에서도 선별한 영애들의 소개서가 아무래도 소용없이 끝나버릴 것 같군요."
 
 오늘의 드레스는 하이넥이기는 하지만 어깨도 팔도 전부 드러내고 있었고, 오건디 소재의 큼직한 스톨을 살짝 걸친 상태였기에, 결과적으로 어깻죽지 쪽에 소재 너머로 키스마크가 비쳐 보인다.
 
 무례하다고 해도 좋을 시선이 아르노슈트 백작에게서 느껴지고 있지만, 이것도 이미 "업무의 일환"으로써 웃으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상대 분들께 실례가 되면 안되니 물론 받겠습니다만… 항상 어느 분과도 친해지는 일은 없었다고 들었기에 아마도 올해도 같을 거라고 생각하네요."

"심지어 올해는 당신께서도 있으시죠."

"……상상에 맡기겠어요. 그나저나 백작님, 하나 더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너무 이야기를 혼담 쪽으로 틀어도 곤란하기에 나는 일단 부채를 다시 입가로 가져다댔다.
 
"뭐든 물어보시지요."

"블라드령의 보드스트레임 상회에 은의 선매권을 양도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뭔가 중요한 문제라도 있으셨던 것일까요?"

 그 순간, 아르노슈트 백작의 도마뱀 얼굴이 확실하게 얼어붙었다.
 
 그리고 나도 확신한다.
 
 아르노슈트 가문의 "금융업"에 착수하는 것, 그리고 레이프 전하에 대한 활동자금 대출의 착수──그것들이 여기에 집약되어있다고. 
 
"…문제라고 하면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방금 전 말씀드렸던 『흉작』에 대한 대책자금을 얻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시면 어떠실는지요."

 노골적으로 동요는 하지 않았지만 내가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있는건지 살펴보고 있는 눈이다.
 
"상회의 신용조사는 하셨는지요?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영지의 상회인 것 같으니까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물어보니 백작은 명백하게 우물쭈물거리고 있다.
 
"……그 상회의 회장은… 처가쪽 사람이라서 말이죠……."

"………어머, 그런가요."

 레이프 전하 직할령인 블라드령에 아르노슈트 백작의 처가 관계자가 경영하는 상회.
 
 ──아, 안된다 안된다. 이쪽이 먹이를 발견한 듯한 눈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괜한 걱정이었군요. 무례한 말씀을 드렸어요."

"아뇨… 당연한 말씀이라고……."

"그럼 괜한 걱정인김에 하나 더."

 흐르지도 않는 땀을 닦는 동작을 보이는 아르노슈트 백작에게 나는 의미가 있어 보이는 듯한 미소를 띠었다. 
 
"나중에라도 상관없으니 보드스트레임 상회의 거래 기록도 어느 정도 확인을 해보시는 편이 좋으실 것 같네요. 공작 각하라면 분명 백작님께서 양도하신 선매권의 행방──전매된건 아닌지 신경 쓰실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후후후.
 
 금액이 크니까 양도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하지 않을 수도 없었을테지만, 한 줄로 끝낼 수 있을만한 문제도 아닐 테지, 이건.
 
 세르반에게서 내일 에드발드와의 면회 시간을 지정받은 아르노슈트 백작은 좋은 기회라는 듯이 대화를 마무리짓고 돌아가버렸지만, 마지막엔 나를 보는 시선이 무언가 기분 나쁜 존재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도마뱀 백작님에게 그런 태도를 하는건 조금 본의는 아닌데.
 
 아아, 그래도 모처럼 발견한〝꼬리〟를 잘라버리고 도망가지 않도록──나도 신중해져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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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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