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55화 후방지원은 완벽한가요?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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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가 두 명 가지고 싶군. 진지하게 재상실에 한 명이 더 갖고 싶어."

 큰일이다… 라고 중얼거린 후에 에드발드는 그렇게도 중얼거리고 내 왼쪽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아니아니, 소파 치기보다도 더 거리가 가까워졌다고요!
 무리! 이 거리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하라니, 더 이상 무리!!
 
"에드발드 님! 이건 더 이상, 대화를 나눌만한 자세가 아니라구요…!"

 그렇게 말하며 어떻게든 에드발드의 몸을 뒤로 밀어내려고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진지하게 임해주──"

"어디까지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만."

"대화는 진지해도 태도가 진지하지 않으시거든요!"

 내가 새빨게져서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는걸 깨닫고 점점 눈매가 풀리고 있는 시점에서 S속성 전개잖아.

"할바라와 아르노슈트 건에 대해서는 이해했다. 각각 내일 상황을 보고 다시 판단하면 좋을 테지. 정말 『내용 파악』이상의 일을 해주었기에 감사하고 있다."

 어깻죽지에서 낮게 속삭여진 내가 무심코 할 말을 잊었다.
 
"단지, 반란 건을 병행시키면서 고려해야 한다면 에드베리 왕자를 맞이하는 준비도 관례를 따르기만 해서는 도저히 끝내기 힘들어진다. 그대의 뜻과는 다르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재상실에 데려가고 싶어 지는군. 그대가 있다면 내 업무는 아마도 반감──아니 나만은 그걸 말해선 안됐었지. 미안하다, 잊도록 해라."

 말하기가 무섭게 목 부근으로 에드발드의 입술이 내려가는 것을 느끼고, 말보다 빠르게 몸을 움찔하고 튕겨버렸다.

"잠깐…… 오늘도 찍을 생각이세요!? 매일 새로 찍을 생각이신가요!? 가장 처음 찍었던 것도 아직 남아있다고요…!?"

 어느 베테랑 시녀님에게 키스 마크도 강하게 찍히면 일주일 정도는 남는다고 듣고 놀랐던 참이다.
 
 몸을 비틀어서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하니 반대로 에드발드의 양손이 내 허리 뒤로 들어와 더욱 짓눌리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내일은 아르노슈트 백작 부인이 온다. 어느 의미로는 가장 버거운 상대일 테지. 어떻게 해서라도 쫓아줘야 한다. 그러니 오히려 더 늘려두고 싶을 정도다만." 

 그런 식으로 속삭이는 에드발드의 몸이, 숨결이 갈수록 열을 띠기 시작한 느낌이 든다.

"……!"

 서재의 문을 노크하는 소리와 각각의 방에 따뜻한 물의 준비가 되었다, 라고 방 밖에서 이야기하는 시녀장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하마터면 허리 뒤쪽에 있던 손이 앞으로 돌아와서 가슴까지 닿을 뻔했다.

"욘나는 천리안을 가지고 있나 보군."

 쓴웃음을 짓는 에드발드를 자신이 완전히 거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아마 깨닫고 있을 것이다.

 마나를 떠올리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계속 질타하는 것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런지.

 자그마한 공포가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          *           *

"레이나 님. 드디어 오늘이 최대의 고비입니다. 백작 부인께 상스럽다는 말을 듣지 않을, 아슬아슬한 선까지 오늘은 꾸며드릴 것이니 부디 각오해주십시오."

 엄숙한 욘나의 선고에 끄덕이는 시녀 일동.
 
 무슨 전쟁터에 나갈 생각이냐고 말하고 싶어지는 말투지만 일반적으로 사교계는 여성의 전쟁터라고 불렸던가…하고 깨달은 내 표정은 엄청 경련하고 있다.
 
 데코르테 라인이 키스 마크 투성이인 상태로는 무엇을 어떻게 하든 품위있어 보이지는 않는 느낌이 든다──고는 도무지 말할 수가 없었다.

 롤칼라의 오프숄더 드레스인 시점에서 이미 "공격적"이고 가슴에는 리본처럼 집어서 귀여움을 남기면서도, 등은 접힌 롤칼라의 폭을 크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등뼈 주위는 전처럼 노출된 상태다.
 작은 목걸이만으로는 도저히 키스 마크에서 시선을 떼어내기 힘들어 보였다.
 
 단지 드레스 자체는 감청색 단색의 A라인이라는 언뜻 보기에 심플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허리 주위에 달린 비즈 레이스는 화려했고 롤칼라 부분과 드레스 부분의 원단 다른 것을 썼기 때문에 결코 수수하게는 보이지 않을뿐더러 품위도 잃지 않았다.  
 
 …확실히 상스럽다는 말을 듣지 않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선이라고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슴 사이즈는 자랑할 수 있을 정도도 아니니까.

 여기에 그라비아 아이돌 같은 가슴 사이즈가 있었다면 확실히 이 드레스는 상스럽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뭐 그 헤르만이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드레스를 디자인 할리가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머리는 꽈배기 땋기+귀밑머리 시뇽 스타일…너무 딱딱하게 보이지 않는 결혼식 2차 스타일.
 
 화장에 이르러서는 이미 시녀 여러분의 장난감 혹은 실험대 상태다.
 
 너무나도 기합이 들어간 후방지원에 되려 "힘내주세요!"라고 하는 중압감을 무척이나 느낄 정도다.

"──레이나, 시간이다."

 저번에 갑자기 방에 들어와서 "공주님 안기"로 납치했던 것에 대해서 결국 나중에 욘나한테 호되게 혼났다는 에드발드는, 오늘은 문 너머로 그렇게 말을 걸었을 뿐이었다.

 시녀 중 한 명이 조용히 문을 연 타이밍에 맞춰 내가 일어서니 욘나가 내 오른손을 들어 문 앞에 서있는 에드발드에게로 천천히 손을 이끌어 주었다.

 …잠깐이지만 결혼식 대기실에서 식장에 향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해버렸다.

 그럴게 새신랑──아니, 재상 각하의 옷도 파괴력이 무척이나 컸다.

 군복 같은 느낌으로 앞쪽의 트인 부분부터 옆으로 평행하게 놓인 장식 같은 단추가 10열 정도 있었고 금색으로 장식끈처럼 박혀있는 모양과, 동일한 모양의 자수가 소매에도 박혀 있다.
 안쪽의 조끼는 평범하게 단추로 여미고 있었고 이쪽에도 똑같은 자수로 가장자리를 꾸미고 있다.
 가볍게 세워진 옷깃에서는 프릴 초커가, 같은 소재인 프릴은 팔에서도 살짝 보이고 있었다.

 전체적인 색과 소재는 내 드레스와 동일했다.

 ………너무 열심히 하신게 아닐까요, 헤르만 씨.
 
"그럼 가볼까."

 나는 여러가지로 체념하고 에드발드가 가볍게 굽힌 왼팔 안으로 자신의 오른팔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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