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67화 좋아서 습격받고 싶은게 아니라구요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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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 귀족이 장거리 이동을 할 때에 호위는 6명이 기본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쪽 숙소』에 잡혀있는 한 명을 제외하고 남은 5명이 어딘가에 숨어있을 거라고, 시녀나 마부를 환락가에 있는 숙소에서 끌어내면서 파르코가 말했다.
 
 처음에는 호위가 한 명밖에 공작 저택으로 따라오지 않는건 이상하지 않나, 하고 생각은 했었지만 귀갓길에 습격을 할 생각이었다면 그야 대응이 대충인 것도 이해가 간다.
 돌아가기 전에 습격당하면 당하는 대로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을 테니까.
 
 단지 베르세리우스 장군이 데려온 사람들 수에 관해서는 그 기본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매년 대련을 시킬 신입을 데리고 오기 때문에 반드시 6명이지는 않는다던가.

"올해는 신입 세 명과 정규 호위가 부장을 포함해 네 명이라고 했었지. 아무래도 『남쪽 숙소』를 후작만 둘 수는 없을 테니까 정규 호위를 둘로 나눴다는군. 그러니까 『북쪽 숙소』에는 두 명이 들어오겠네."

 마차에 타기 직전에 그런 말을 듣고 문득 시선을 향하니 멀리서 군복을 입은 청년 둘이 묵례하고 있었다.
 
"습격받는 위치에 따라서는 『북쪽 숙소』에서 달려와주겠다는군."

"…응. 아마도 『북쪽 숙소』에는 다섯 명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요."

"나으리가 모르는 곳에서 장군 밑의, 아가씨에 대한 평판이 폭등 중이라고. 내가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저 녀석들,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몸이 움직이는 녀석들이니까 저택 안에 틀어박히지 않고 스스로 이것저것 생각하고 움직이는 아가씨한테는 호감이 갈 수밖에 없겠지."

 같은 나이라곤 해도 파르코는 베르세리우스 장군에게 상당히 용서가 없다고 생각한다.
 
 몇 번인가 함께 수라장을 빠져나온 적이 있으니까, 라고만 들었지만 뭐랄까 그 이상은 공작가의 어둠을 보게 될 것만 같아서, 그걸로 상관없는 걸로 치자. 응.

"딱히 무모한 것도 무섭지 않은 것도 아니라구요? 눈 앞의 사태에 대해서 그저 가장 위험이 적은 회피 방법을 선택할 뿐이니까요? 애초에〝매의 눈〟이 없었다면 이 방법은 쓸 수 없었겠죠."
 
 말 대신에 마차에 올라타는 내 뒤로 파르코의 손이 뻗어져 툭하고 등을 두드렸다.
 
 맡겨두라고, 라는 말을 들은 기분이었다.
 
 일단 좌석 아래에 서류가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단검을 한 자루 꺼내 들고 호신용으로 쥐고 있기로 했다.
 
 애초에 베고 때리는 세계와는 연이 없는 일개 여대생이었으니 겉으로는 어쨌든, 실은 내심 움찔거리고 있었다.

 단지 자신의 행동이 나를 비호하고 있는 에드발드의 평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간신히 추태를 보이지 않고 있을 뿐이다.
 
 내가 봐도 대단한 오기라고 생각한다.
 
"아가씨, 한 번 더 말해두겠지만 이 창문도 포함해서 마차에 있는 창문에서 밖을 보려고 하지 마. 나나 이자크가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절대로 스스로 문은 열지 마. 도중에 마차가 멈춰도, 고함소리가 들려도 움직이지 말고 목소리도 내지 마. 알겠어, 이것만은 지키라고?"

 마부석에는 파르코가 앉는 것 같았는데, 연락용의 작은 창문으로 거듭 주의를 하듯이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응, 알고 있어요. 믿고 있다고 말한 내가 발을 붙잡는 짓을 할 수는 없죠. 쓸데없는 짓은 안 해요."

 그렇게 말한 나에게 파르코가 끄덕였기에 창을 닫고 좌석에 앉았더니, 그것을 신호로 삼은 것처럼 마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습격 장소도 거의 예상은 하고 있다.
 마차의 진로 대부분은 주택이나 가게가 있는, 말하자면 사람들이 많은 한복판이다.
 
 진로 중에 습격에 적합한 곳이라고 해봤자 『북쪽 숙소』를 둘러싼 벽에서 벗어나 거리로 들어가기 위한 강을 건너는 다리──그 직전에 있는 영지 밖으로 통하는 산길과 다리로 향하는 Y자 길.
 
 밖으로도, 거리로도 마차를 달리지 않도록 하는 그 장소 직전뿐인 것이다.

 마차의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 나에게도 느껴졌다.
 
 무심코 단검을 쥔 채로 양 무릎을 끌어당겨 "체육 앉기" 자세가 되어버린다.
 
 최대한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등을 마차를 타고 내리는 문쪽에 가까운, 구석 부분에 기댔다.
 
"…절대로 움직이지 말라고, 아가씨!!"

 파르코의 외침과 함께 마차는 완전히 정지했다.
 
 네, 움직이지 않을게요.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대화를 나누면 이해할 수 있을거라던가, 싸우는건 멈추세요 라던가,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건가요!? 라던가, 서로 베려는 중간에 끼어들거나 그런 생각이 없는 히로인 같은 짓은 부탁한다고 해도 하지 않을 거랍니다.
 
 고함소리나 자갈길을 차는 듯한 소리같은게 여럿 울리고 있는 와중, 나는 그저 마차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작아져 있었다.

 살려둘지 전원 베어버려도 상관없는지라던가 그런 것도 나는 사전에 말해두지 않았다.
 
 쓸데없는 소릴 해서 경호에 지장이 생기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거기에 아마도 그들 역시 프로다.
 그에 대한 판단은 나보다도 훨씬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면 나중에 내가 에드발드에게 머리를 숙이면 될 뿐인 이야기이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일을 할 뿐──이라고.

 그리고 긴 건지 짧은 건지 정확히 알기 힘든 시간이 지나고, 마차 문에서 가볍게 노크소리가 들렸다.
 
"…이자크다. 끝났다."

 내가 조심조심 몸을 움직이니 문의 창문으로 확실히 이자크의 모습이 보였다.
 
 곧장 대답하지 않고 안에서 가만히 보고 있자, 예상대로 위기관리 의식이 높아 보이는 이인자 청년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았는지, 웃으며 나에게 빈 양손을 보여주었다.
 
"괜찮다. 나는 누구에게도 위협당하고 있지 않으니까. 기합이 잔뜩 들어간 파르코가 튀는 피를 엄청나게 뒤집어써서 다가가면 기절할 거라고 내가 말을 걸었다. 뭐, 다소 피가 튄 건 용서해줬음 하는군. 이것도 파르코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양손이 피투성이인게 "훨씬 나은 상태"……
 
"마차 외부를 꽤나 더럽혀 버렸다. 이대로 돌아가면 공작 저택이 소란스러워질 테니 이쪽 마차에 습격자 녀석들을 박아두고 한 번에 『남쪽 숙소』로 보내버리자는 이야기가 되어서 말이지. 살았든 죽었든 어딘가의 자작한테는 괜찮은 협박이 될 테니 말이야. 지금 『북쪽 숙소』에 남겨두었던 군인 둘이 공작가의 마차를 가지고 오고 있으니 그게 오면 그쪽으로 갈아타줬으면 좋겠군."

 내가 창백해진 표정으로 이자크의 양손을 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겠지.
 아아… 하고 조금 당황한 듯이 양손을 옆으로 저었다.
 
"괜찮다. 이쪽은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까. 녀석들 자작가 소속이 아니라 돈으로 고용된 거겠지. 쌩초짜인 것도 아니라 힘조절을 하기 힘들었을 뿐이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말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토해낸다.
 
"마차가 도착하면 한 번 더 말을 걸 테니 그때까지 을 정리해줘."

 단검은 넣고 서류를 들라는 말이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5명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그런건 무서워서 도저히 물을 수가 없었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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