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9화 어, 저 질투받고 있나요?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알겠다. 그럼 그대의 신병은 왕궁이 아닌 공작 저택에서 맡도록 하지."
재상 각하가 생각하고 있던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표정 근육 대부분이 죽어버려서 약간의 놀란 정도밖에 읽히지 않아서 무슨 생각을 해서 내린 결단인지는 나에겐 이해가 되질 않았다.
"각하!?"
그저 시몬이 경악하는걸로 보아, 그건 평범하다면 나올 수 없는 대응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기보다 재상 각하, 공작님이셨습니까.
그러고보니 그런 설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안제스, 기렌 양쪽에 왕위 계승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가.
"어짜피 사용인들 밖에 없는 저택이다. 왕궁이 싫다면 필요할 때만 공작 저택에서 왕궁의 성녀를 알현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타협안일 테지."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 에드발드는 독신이고 혼약자도 없다는 건가 하고 내심 고개를 갸웃거린다.
있었다면 그런 트러블의 씨앗이 될만한 제안은 하지 않았을테니.
"하지만 안그래도 성녀 마나와 폐하도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 이상 각하까지 그런 소문이 돌면 레이프 전하나 그 파벌 분들이 무슨 소릴 하실지──"
"주종이 성녀와 그 언니를 둘러싸고 권력의 독점을 노리고 있다, 고밖에 더 말하겠나."
"각하……."
"헛손질을 하다가 자멸해준다면야, 폐하도 나도 소문 따위 얼마든지 감수할 생각이다만."
(역시 공략도 최난관인 캐릭터네)
단순한 친절 때문에 저택에 두려는 게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나한테도 전해졌다.
다소 "연애"에 기대감이 있기는 하더라도 잘못하면 이 부분에서 빠직하고 꺾여버리는 플레이어도 있을 테지, 하고 생각될 정도로 주변의 분위기가 블리자드다.
이상한 기대는 하지말라고 견제라도 할 생각인 걸까.
그렇다면 나는 에드발드가 바라고 있을 대답을 들려줄 뿐이다.
"저는 왕궁에서 동생과 붙어서 생활하는 것만 아니라면, 미끼든 여자 거부용 부적이든 편하신 대로 써주셔도 상관없답니다. 각하의 저택에서 그저 밥만 축내는 것도 죄송스러우니까요."
"……윽."
자기가 먼저 그런 분위기를 풍겨놓고 실제로 반론을 당하니 눈만이라지만 복잡한 표정을 띠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이 사람 내면의 감정은 풍부한 걸지도 모른다.
직업병 같은 느낌으로 무표정의 가면이 강력하게 붙어있을 뿐일지도.
"어떤 의미로는 로베르트 씨가 말한건 그 밖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나올 수 있을 테니 착각을 하게 만들기엔 딱이겠네요. 제가 왕궁에 머무는걸 거부하는걸 이유로는 폐하도 이해해 주실 거라고 생각되고요."
"………그 말이 맞다."
"그럴수가…."
"──로베르트 씨."
응, 분명 에드발드・이데온 재상에게 무조건적에 가까운 숭배를 가진 것과 같이 "성녀"라고 하는 존재에 대해서도 일종의 동경이 있었고, 그 언니에게도 당신 속에선 소홀히 해선 안될 존재가 되어있나 보군요.
우상숭배의, 조금 비뚤어진 사람.
나는 최대한 나긋하게 말을 했다.
"저는 왕궁에 머무는건 싫다고 말했어요. 성 아래에 있는 식당, 혹은 여관에서 잡일꾼으로 일하는 것하고 공작 저택에 있는 거하고, 어느 쪽이라면 타협하고 허용해주시겠어요?"
"무슨…."
자세히 들어보면 터무니없는 선택지지만 왕궁에 머물고 싶지 않다는 점은 양보할 수 없으니 억지로라도 이 두 가지 선택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추측이지만 에드발드 역시 왕궁에는 둘 수 없고, 성 아랫마을로 보내거나 심지어 국외로 도망치게 둔다는 등은 생각할 가치도 없다──이런 소거법으로 나온 것이 공작 저택에 두는 선택지일 것이 틀림없을 테니까.
"포기해라, 시몬. 폐하에겐 내가 전하도록 하지. 애초에 우리는 『유괴범』이다. 이 이상 무언가를 강요할 수는 없지. 그녀는 왕궁 체재를 거부하고 있고 우리는 공무 부분만이라도 성녀의 서포트를 해주길 바라고 있으니 그 타협점이 이것일 뿐이다."
"네, 그래요. 타협이에요. 뭣하면 조용히 기렌으로 떠나버려도 괜찮으니까요. 왕궁에서 머물기를 강요받을 바에야 다소의 위험을 무릅써서라도 그 선택지를 선택할 생각이에요."
짝은 맞지 않아도 같은 타협점을 가지고 있다고 고해진거나 다름없는 시몬은 결국 반론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혹시 저 따위가 공작 저택에 머물다니!라는 질투인가요? 그렇다면 어쩌죠, 죄송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저도 어쩔 수가 없거든요."
"!!!"
시몬의 태도를 반쯤 놀릴 생각으로 말하니 시몬의 입이 완전히 잉어처럼 뻐끔뻐끔하고 움직이고 있다.
……어, 진짜에요?
정말로 질투?
재상 각하를 그렇게나 좋아해요?
존경의 영역을 넘어버렸어요?
"……가능하다면 너무 놀리지 말아주었으면 한다만."
그 철벽 재상도 조금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일단? 적당한 말로 포장을 해보기로 했다.
부관으로서는 그렇게까지 무능하진 않을 것이다.
"…재상 각하의 지시로 사람이 먹을 음식에 약을 탔을 정도라 좀 더 내성이 있을 줄 알았는데요. 그렇다기보다, 저분 감정을 숨기는 게 너무 서툴지 않나요."
"………그런 것 같군."
완전히 커버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았다.
슬슬 진지한 이야기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듯하다.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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