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재상 Side] 에드발드의 사려 (後)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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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님. 대단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이대로라면 아가씨께선 두 번 다시 눈을 뜨시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눈 앞의 의사가 말한 말을 나는 곧바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슨 소리지."

 그녀는 피로 범벅이 된 습격 장소를 목격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게 아닌가.
 
 아무런 상처도 없는 그녀가 어째서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인가.
 
"뭔가, 정신에 커다란 부하가 걸린──이 경우에는 그, 처참한 장소를 맞닥뜨린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결과, 지금 아가씨의 의식은 쉽게 눈을 뜨기 힘든, 깊은 곳으로 떨어져 버린 상태입니다. 공작님, 당신의 어머님과 똑같이 말이죠."

"……뭐…라고……?"

 눈 앞의 의사는 공작가에 종사한 기간이 오래되었다.

 내 진짜 아버지가 누구인지까지는 모르더라도, 어머니께서 마음이 망가진 끝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바보같은.

 나는 그녀를 멋대로 소환해버린 것도 모자라서, 그 마음까지 망가뜨려버렸다고──?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 말을 계속 걸어주십시오. 만약 잠꼬대라도 뭔가 말을 했다면 이쪽으로 의식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대답을 해주십시오. 어머님의 경우에는 주변에서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아가씨께선──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침대 옆에서 나는 레이나의 왼손을 양손으로 감싸듯이 쥐었다.
 
"주인님……."

"무슨 일이 있다면 부르겠다. 미안하지만 자리를 피해주지 않겠나……."

 방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하고 욘나가 파르코들에게도 눈짓을 하고 방을 나갔다.

"레이나 ……."

 재상으로서 왕궁에서 수많은 설전을 이겨왔던 내가 마치 아이마냥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추……워…."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레이나!!"

 분명히 들렸다──추워, 라고.
 
 다시 살짝 움직이는 입술에 한마디도 흘려듣지 않겠다는 듯 귀를 가져다 대고──그녀의 입에서 쏟아지는 참회의 말에 눈을 크게 뜬다.

 죄책감.
 이전에도 그녀는 그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계기가, 그것이라도 상관없었다.

 내가 있는 장소에 빠져준다면.
 내가 모든 것을 독점할 수 있게 해준다면──이제, 그것으로.

 지옥이라면, 함께 빠지면 된다.
 혼자서 그렇게 할 필요따위는 없다.

〝당신은 마나가 아니라 나를 선택해줄 건가요?〟

 그녀의 의식을 깊숙히 가라앉게 만들고 있는 가장 커다란 부하는──그것이다.

 나는 그녀의 뺨을 양손으로 감싸 쥐어 얼굴을 위를 향하게 만들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맞추었다.
 억지로 혀를 집어넣으면서 내 것이라고 탐하듯…깊게.
 말보다도 행동으로 전하면 될거라고──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라, 레이나!)

 나는 진작에 그대를 선택했다.
 남은건 그대 나름이다.
 
 ──눈을 떠주었다는 것은 조금은 가망이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은 것일까──  
 

*        *         *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네가 피폐 해지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올해는 더 심하군."

 다음날 아침, 아직 알현을 시작하기 전에 국왕의 집무실을 방문하니 놀랐다는 듯이 말을 했다.
 
 십중팔구 성녀가 아직 깨어있지 않은 알현 전의 아침 시간이 아니면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폐하. 실은 저희 영지의 관계자가 조금 곤란한 일을 일으켰습니다."

"매년 무슨 일인가 일으키지않나. 주로 여성 문제로."

"남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소리는 말아주십시오. 마치 제가 직접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아니, 그게 아니고 말이죠."

"아아, 정말이지 이 시간부터 그렇게 공손한 말투를 듣는건 짜증 나는군! 평범하게 말해라 에디, 무슨 일이 있었지."

 손을 가볍게 젓는 필버드를 보며 일단 말이 막히긴 했지만, 기침을 한번 하고 나도 말투를 바꾸었다.

"백작 부인과 차기 백작에 대한 살해 미수다. 범인은 그 친부이고 자작위에 있는 남자로… 신병과 증거는 이미 확보해뒀다."

 순간 정보를 이해하려는 동작을 보인 필버드는 그 뒤에 짧게 "……하?"라고 중얼거렸다. 

"그건 꽤나 심한 스캔들이구만. 그래서 어디까지 무마하겠다고?"

"어째서 무마한다는게 전제지. 뒷부분을 약간 생략한다던가, 약간 이야기를 부풀린다던가, 습격자와 지시자는 전원 죽어있을지도 모르지만, 뭐 그런 정도는 공표할 생각이다만?"

"…어이. 무마하는 것보다 악랄하게 들리는데."

"왕궁에선 보통 이러겠지."

"아무리 그래도 귀족끼리의 다툼에서 『범인 전원 죽었습니다』는 무리가 있을 테지. 녀석들에게도 체면이라는게 있으니까."

"……이번 일에 한해서는 어디까지나 할바라 백작령의 집안 소동이니 그걸로 괜찮겠지. 단지 정례 보고를 틈타서 왕도에서 일을 벌였다는 점에서, 나와 자작에게서 눈을 뗀 베르세리우스는 어떤 처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하고 있다. 뭐, 그러니까 참견하지 말라는 타협안이다."

 베르세리우스에게는 밤 중에 파르코를 통해, 코바넨 자작이 앞장서서 『북쪽 숙소』를 습격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밤 사이에 『남쪽 숙소』를 빠져나갔다는 형태로, 엄중한 주의와 감봉 처분을 받아들이라고 말을 맞춰두었다.  

 감봉된 만큼은 뒤에서 공작가가 보충한다고 말은 해두긴 했지만, 베르세리우스 역시 할바라 백작 부인과 아들이 처한 상황과 실제로 레이나가 탄 마차가 습격을 당했다는 사실을 듣고, 부인과 미카에 대한 어처구니가 없을 이번 방식에 오히려 쌍수를 들고 찬성했다.

"…아무리 그래도 재상직을 그만두는건 허락하지 못한다."

"폐하께서 애석하게 여겨주신다면 근신과 감봉 정도로 생각해두고 있답니다."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내가 말하자, 진심을 깨달은 필버드가 강하게 혀를 찼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면서 일부러 내 언질을 받아둘 생각이었나. 변함없이 귀여운 맛이 없군. 알았다, 알았다. 근신이든 감봉이든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지만 단, 기렌의 에드베리 왕자의 방문이 끝난 뒤부터 해줘야겠다. 나를 과로로 죽일 셈인가."  

 나는 따르겠다는 뜻을 담아 오른손을 가슴에 대며 "알겠습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덧붙여서 근신 중에는 성녀의 언니를 데리고 국내 시찰을 하며 현지 연수를 시킬 생각이니 그쪽도 부탁하고 싶군."

"하? 어이 잠깐만, 에디! 그건 『근신』인가? 단어는 제대로 쓰라고? 어째서 그럴 필요가 있지?" 

"공작 저택에 틀어박힌다한들 어차피 전이문을 임시 개방하든 어쩌든 업무를 맡길 생각이었겠지. 그럴거라면 아예 중앙 행정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당한 것처럼 보이게, 지방 시찰을 하는 편이 더 좋은 변명이 된다. 성녀의 언니에게도 지방의 상황을 보여주고 돌아온 뒤에 여동생에게 가르치게 하는 편이 사교의 폭도 넓어질 테지."

"……!"

 나는 그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지않고 필버드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면서 심하게 갈등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알았다, 상관없겠지. 그 방향으로 조정하도록."

 필버드가 마침내 그렇게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그 순간, 나는 승부에서 이긴 것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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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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