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39화 후작 영식, 스카우트하다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방금 전엔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성녀의 언니분. 오르센 후작가 장남 요아킴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응접실에 도착한 내가, 그제서야 에드발드의 "공주님 안기"로부터 벗어나 땅에 발을 디딘 타이밍에, 요아킴이 한 손을 복부에 대고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당대〝문의 수호자〟마나・소가와의 언니, 레이나라고 합니다. 과분한 인사를 해주셔서 감사해요. 부디, 신분에 맞게 대해주셔도 상관없답니다.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최근들어 조금이나마 "볼 만한" 수준이 된〝커트시〟로 이쪽 역시 답례를 하니 요아킴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이래서는…… 우리 이복동생 같은건, 그야 눈에도 차지 않겠지. 어머님께서도 마음에 들어하시겠는걸, 응."
입가에 손을 대고 끄덕이는 요아킴에게 에드발드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미간을 찡그린다.
"그만해라. 나에게 디르크 이외의 경계대상을 만들지마라."
"디르크? 아아, 디르크・바렌트 백작 영식? 의외로 그도 방심하기 힘든 인종이란 말이지… 그렇구만 그쪽 계열들이 좋아하는 타입이구나. 조금 이해할 수 있을것 같네."
"요아킴……."
나중에 듣기로 오르센 후작 본인은 일찍이 정례 보고의 의무를 포기한 상태였고 초기에는 정실인 브렌다가, 도중부터는 요아킴이 보고서를 정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지 보고서의 정확함을 느낀 에드발드가 요아킴이 왕궁 행사에 참석했을 때 말을 건 이후로, 이제는 꽤나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헤르만과는 살짝 방향성이 다르지만 순수하게 사촌으로서, 사이는 좋은 편이 아닐까, 이 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며 내가 둘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자 "미안 미안, 이야기가 벗어났지."하며 요아킴이 웃고 그걸 계기로 셋이 응접실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나는──에드발드의 옆이겠죠, 네.
알았으니까 아무 말없이 소파를 한 손으로 치는건 그만하세요.
후작가 가령인 콘라드는 요아킴의 뒤에서 선채로 물러나 있을 생각인 것 같았다.
"정례 보고서 자체에 문제는 없던 것같지만, 듣자 하니 그게 문제였다고? 대략적이지만 콘라드에게 들었지만."
서론은 필요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시작한 요아킴에게 에드발드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아. 그녀가 네 아버지와 이복동생의, 그, 화려하기만 하고 품위는 없는 의상의 비용이 보고서에 없는게 아닐까, 의문을 가져서 말이지."
"……에드발드 님…… 저 그렇게까지는… 그보다 그게 그 두 사람의 옷이라고는 단언한 적은 없는데요……."
나는 무심코 원망스럽다는듯이 에드발드를 보았지만 본인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다.
"그게 그 외의 의미로 들렸다고 한다면 상당히 귀가 안좋은거라고 생각한다만."
"세상에는 완곡하게 표현하는게 좋은 일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슬쩍 요아킴을 보자 그는, 내가 일단 배려를 하는 것이라고 알았겠지. 아아, 괜찮아! 하고 웃으며 한 손을 내저었다.
"뭐 돈을 아낌없이 쓴 옷인건 틀림없으니까. 그밖에 부자연스러운 비목은 없었으니 연간 복식비 안에 들어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
끄덕이는 나에게 살며시 세르반이 다가와서 말없이〝마담・카를롯테〟의 청구서를 두고 갔다.
나는 그걸 돌려서, 요아킴에게 가리켰다.
"이건 제가 공작 각하께 부탁드려서 마담・카를롯테의 가게에서 비슷한 의상을 의뢰하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지를 조사한 건데요──"
"──부족한걸."
요아킴의 해석은 빨랐다.
그러니까 "부족하죠"라고 나도 대답했다.
"하지만 적어도 올해는, 횡령은 없다고? 그건 내 이름을 걸고 단언해도 좋아."
"아아, 아뇨. 그건 그럴거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 부자연스러운 비목은 하나도 없었다고 저도 생각했으니까요."
"………읽었어?"
"물론이에요.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리는데 한 번도 읽지 않는다는건 말이 안 되니까요."
나는 당연한 것을 대답했다고 생각했는데 요아킴은 어째선지 놀라서 에드발드에게 시선을 던졌다.
"…공작님이 가르친거야?"
"아니. 그녀는 처음부터 읽을 수 있었다. 말하기를 이국 교육의 성과라 하더군."
"잠깐, 진지하게 스카우트하고 싶을 정도인데."
"거절하지. 이러니까 싫었던거다, 너도, 디르크도 너무 눈치가 빠르다"
"아아, 나도 지금 디르크의 기분을 잘 알겠어! 하지만 앞으로 만약 왕궁 내에서의 권력 다툼에 휘말릴 것 같으면, 그때는 나나 디르크를 선택지에 넣어둬도 괜찮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이지. 추천하는건 물론 나지만!"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라. 그럴 거라면 부친의 처리를 먼저 끝내도록. 하마터면 모르는 사이에 폐하를 배신하고 레이프 전하께 붙었다고 생각될 참이었다."
"와아 그건 귀가 따가운걸!"
아아 그런가 하고 나는 왠지 모르게 납득했다.
요아킴은 머리 회전이 빠르다. 에드발드가 대화를 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식간에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치만 솔직히 그냥 옷을 선물 받았을 뿐이고 구체적인 보상에 대한 요구는 이제부터라고 한다면, 지금 시점에 은퇴는 시키기 힘들다고? 지금은 억지로 공작님에 대한 모욕죄 같은 명목으로 붙잡았을 뿐이니까."
"알고 있다. 그러니까, 작은 선물을 주지."
그렇게 말한 에드발드가 세르반에게 한 손을 들어 신호를 줬다.
제안 제2탄의, 시작 신호였다.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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