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52화 게임을 설명하는건 어렵다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은의 선매권의 양도는 흉작 대책을 위해서──이 한마디에, 그대도 아르노슈트 백작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고 세르반이 말했다만."
유능한 가령님 앞에서는 아무래도 얼버무리는게 통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나로서도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에드발드는 오전 중의, 나와 아르노슈트 백작과의 대화를 거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확실하게 경계하고 있었기에 일단 오늘은 "소파 치기"가 아니라 제대로 마주 보고 앉아있다.
"……그렇죠.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을 테지, 라는 것을 알면서 물었어요. 우선은 『저』를 경계해주면 그걸로 좋았으니까요."
"무엇을 위해서지."
"………."
"레이나."
우물쭈물거리는 내 "도망"을 용서치않겠다는듯 에드발드의 눈이 스윽하고 가늘어졌다.
"…기우로 끝난다면 우스꽝스러워지는건 저 혼자뿐이니, 이대로로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이제 와서 내가 그걸 수긍할거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대에게, 억지로 이 나라에 오게 만든 것 이상의 부담을 강요한다는걸 알면서 내가 눈을 감을 거라고. 말해두지만 공작 저택에서 벗어나 나라를 나갈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무리를 하려고 한다면 나는 전력을 다해서 저지하겠다."
"에드발드 님, 그건…."
"애초에 여동생과 엮이지 않는 인생을 보내기 위해 이것을 내놓으라고 말한건 누구지. 그게 바라지 않던 소환을 해버린 나에게 그대가 바란 『대가』겠지. 설마 그 『대가』조차 내가 지불하지 못하게 만들어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 그대의 뜻인건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가리키면서 격하게 말하는 에드발드의 표정은 괴로워 보였다.
"그건, 아니에요! 당신은 그저 소환에 부족했던 마력을 제공하신 것뿐이고, 애초에 주도하셨던 것도 아니니…… 마나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휘둘린건 당신도 똑같으니까요……."
"대화가 귀찮다고 성녀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여버린 죄도 있다. 그대에게 떠맡겨버리면 나는 원래 맡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거라고 깊게 생각하지도 않은 죄도 있다. 그때 그대가 나를 규탄했던 그 모든게 전부 그 말대로였다.
"……죄송해요, 그때는 정말로 화가 나서……."
"레이나."
어느샌가 에드발드가 내 바로 옆까지 와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 양손이 내 무릎 위에 놓인 손을 감싼다.
"좀 더, 나를 쓰도록 해라. 나는 아직 그대가 울고 싶어 졌을 때의 『벽』이 되는 정도밖에 일을 하지 않았다. 이래선 머리가 쓸모없지 않나."
"에드발드 님……."
앗…하고 생각할 틈도 없이 에드발드는 내 바로 옆에 앉고 있었다.
하지만 왼손의 주먹은 아직 내 손을 쥐고 있었다.
모처럼 "소파치기"대책이 쓸모없게……라고 할까 이 이상 당하고 싶지 않다면 말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느낀다…….
기분 상으로, 한 명분, 공간을 비우려고 몸을 움직였더니 꽉하고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우우… 재상 각하가 이런 캐릭터였었나…… 오히려 에드발드 루트에서 공략당하는 쪽으로 역할이 뒤바뀐 느낌이 드는데…….
"모든걸 이야기해라, 레이나. 무엇을 듣더라도 황당무계하다며 웃을 생각은 없다. 애초에 다른 세계에서 사람을 부르는 시점에서 왕궁 밖의 인간이 듣는다면 그것도 충분히 황당무계할 테지. 공작 저택의 사용인들도 모두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깨닫고 있을 것이다."
"아……."
그렇다. 누구 하나 『이세계』라고 말한 적이 없다.
내가 들을때 쓰이는 번역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계속 이야기를 맞추고 있었는데.
이세계에서〝문의 수호자〟를 소환한다는 말을 들은 시점에서 에드발드에게는 충분히 엉뚱한 짓에 대한 면역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저기……."
"아아."
"애초에 저에 대한 것을 포함해서 마나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했는지를 여쭤봐도 될까요……?"
순간 에드발드는 수상쩍다는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내가 아무 상관없는 것을 묻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빈 왼손을 입가에 대고 조금 생각을 떠올리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어…오른손은 그대로군요. 놓아주지 않는 거군요.
"페하께서 이름을 밝히시고… 그 뒤에〝문의 수호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하필 레나가 아직 공략해주지 않은 최신작이잖아…』라고 중얼거리면서 바닥에 쓰러졌었지……."
역시 자기가 먼저 나설 생각은 없었구만, 동생아.
어차피 설정자료집에 실려있는 일러스트 정도만 살짝 본 정도일 테지.
"이 나라나 주변 국가에 대한 것을 담긴 자료 같은 무언가가 있을거라고만……."
"하하… 틀리진 않네요, 확실히."
"잘못된 정보를 듣고 반국왕파에 들어가면 곤란할거라고 생각한 국왕 폐하께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배워보는건 어떤가』하고 성녀에게 제안한 결과가──"
"──언니를 부르라, 고."
미안하다, 하고 대답하는 에드발드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아, 아뇨 그건 이제 괜찮아요. 예상했던 그대로인건 알았으니까요. 우선 여동생은 『자료가 있었다』고 그렇게 말한거죠."
"그렇지. 그리고 그대에게는 성녀 이상의 지식이 이곳에 오기 전부터 있었다. 자료가 있었다는 말은 거짓은 아니었다고, 이쪽도 납득하고 있었다."
곤란하다.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던가 노벨 게임이라던가 대체 뭐라고 설명하면 좋지.
심지어 여성향 게임이라고 말하는건, 논외다.
"어어 그러니까… 그러네요… 제가 있던 나라에서는… 『가공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로써 세상에 알려져 있었는데 설마 실재하고 있을 줄은──이라고 말씀드리는게 가장 가까우려나요……?"
"가공?"
"네… 여동생이 본 것은 그 이야기에 관한 보완자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연히 저는 본편 쪽도 본적이 있다는──그런 느낌이에요."
"그대의 나라에서는 나라의 역사서보다도 그런 『가공의 이야기』쪽이 세상에 알려져있는건가."
"아~그러니까…… 에드발드 님께서는 그다지 읽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오락서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거예요. 애초에 역사서도 발생한 사건 이외의 부분은 저자의 상상으로 보완된 부분이 있잖아요. 그러한 『상상을 즐기는』 문화가 도드라졌던 것이 제가 있던 나라랍니다."
"상상을 즐긴다라…."
예를 들자면 말이죠… 하고 나는 비어있는 쪽의 손으로 검지를 가볍게 세운다.
"필버드 폐하께서 국왕이 되셨다고 하는 사실은 지금 눈 앞에 있겠지만… 『어째서 그렇게 받아들여졌는가』라는 부분까지는 아마도 에드발드 님조차도 알지 못하고 계시겠지요."
"그건……."
"소거법이었다, 본인이 원했다, 선대 폐하가 지명하셨다…… 등등. 본인께서 말씀하시지 않는 이상, 모든 이유로 각각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겠죠? 책으로 만들지 어떨지는 내버려 두고 머릿속에서라도 말이죠. 제가 있던 나라는 서적 대국이기 때문에 그러한 느낌으로 『상상된 책』이 많답니다."
게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참에 『책』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그대는… 그걸로 안제스국을…? 아니, 알고 있는 이야기가 하나가 아니라고 했던 것도… 그런 뜻이었군……."
"그러니까 지금은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의 어느 부분인지를 매일 더듬어서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나 할까요……."
"………."
말이 없어진 에드발드에게 나는 황급히 한 손을 흔들었다.
"저기, 무리해서 믿었다는 표정을 지어주시지 않아도 괜찮으니까요! 우선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어떤』 아르노슈트 백작인지를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일부러 흔들었던 거예요. 그것만 알아주시면──"
"레이나. 나는 무슨 말을 들어도 황당무계하다고 웃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을텐데."
"그…건……."
말이 막히는 나에게 에드발드가 한숨을 조금 쉬었다.
"아니… 그게 아니군. 가공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나에게 익숙지 않을 뿐이군."
"앗, 그건 그, 예를 들었을 뿐이라…… 제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
말을 하려고 한 나의 입술에, 에드발드의 입술이 가볍게 스쳤다.
"무슨!?"
"이게 가공이라는 말을 듣는건──말이지."
또다시 무슨 짓을 하는거야 이 사람──!!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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