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8화 이 길은 어디로 향하나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서재에서의 이야기를 마치고 침실로 향하는 도중에 욘나에게 그 "상그리아 비스무레한 것"이 마시고 싶다고 말했더니, 무척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또 만들어 준다고 말했으면서… 하고 가볍게 졸라보니, 생각한 끝에 내온 것이 내가 어레인지를 제안했던 "논알코올" 버전.
 별로 납득이 가질 않지만, 어쩔 수 없겠지.

 만들어진 그것은 베란다의 철제 테이블 위에 놓였다.
 
 일본하고 달리 네온사인에 의해 방해받지 않는 밤하늘은 베란다에서 올려다보아도 상쾌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욘나가 방에서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 철제 의자 위에 양 무릎을 껴안고──이른바 "체육 앉기"상태가 된 나는 당분간, 아무런 생각 없이 별이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알고 있는 별자리에 맞는 것이 무엇 하나 없었다.
 이곳이 이세계라고 이런 곳에서 실감을 하게 된다.
 
 촉촉하게 시야가 점점 흐려졌다.
 
 저번에는 일본 제일의 대학에 입학해서 재학 중에 국가 공무원 Ⅰ종 시험을 돌파 한 뒤에 본가와 여동생에게서 완전히 독립을 한다는, 앞을 내다본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지금은──아직 여동생과 관련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기본적인 생각밖에 없다.
 
 이 세상이 원하던 것은, 마나.
 여기서도 역시 나는 "덤"이다.
 
 공작 저택에서 이래저래 참견을 한 것은, 그저 발버둥 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적어도 나를 데려온 재상 각하에게 만은 나를 "덤"인 언니라고 생각되고 싶지 않은 내 고집이다.
 
 아마도 지금은, 에드발드의 죄책감이라는 이름의 상처에 소금을 바르고 있는 셈인 내가 더 죄가 깊다.
 
 그를 죽지 않게 하는 것.
 지금 나에게는 그것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힘드네……."

 장래의 목표는 아직 잃어버린 상태이다.
 발밑도 눈 앞조차도 애매한 상태다.
 
"──레이나."

"……!"

 바람에 타듯 들려온 바리톤 목소리에, 황급히 양손의 검지로 눈물을 훔친다.
 
 목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향하니 옆방의 베란다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에드발드의 모습이 보였다.
 
"아… 어쩐 일이신가요, 에드발드 님? 잠이 오지 않는다… 같은 이유신가요?" 

"……그건 내가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만."

 철제 테이블 위의 "상그리아 비스무레한 것"에 시선을 보내는 에드발드에게 나는 일단 웃었다.
 
"아, 이건 『술이 빠진』버전이에요. 욘나가 이것만 허가해줬거든요. 어… 매너에 어긋나게 앉아있는건 한밤중의 꿈이라고 생각하시고 눈 감아 주세요. 안정되거든요."

 체육 앉기 같은건 태생부터 고위 귀족인 에드발드에게는 본 적도 없을 것이다.

 이미 얼버무리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뻔뻔해지기로 했다.
 
"한밤중의 꿈……인가. 그렇다면 내가 지금부터 그쪽으로 가는 것도 용서받을 수 있겠군."

"에?"

 그렇게 중얼거린 에드발드는 무려 베란다를 뛰어넘어서 이쪽으로 넘어왔다.
 
 아니아니, 공작이잖아요!? 재상 각하잖아요!?
 
"잠깐… 뭐하고 계신 거예요!?"

"나도 어렸을 때에는 근처에 있는 나무에도 오르는 등, 평범한 아이다운 일은 한 번쯤은 해봤거든. 이 정도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이것도 한밤중의 꿈이라고 생각하고 세르반에게 고자질하지만 않는다면 괜찮겠지. 나도 그대의 그 모습에 대해서는 욘나에게 말하지 않도록 하지."

"바……반론할 수 없어……."

 말이 막힌 내 바로 옆까지 걸어온 에드발드는 그대로 오른손을 스윽하고 뻗더니 내 눈에서 흘러 떨어지고 있던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이걸 못본척하는건 불가능하다."

"……윽."

 화악하고 내 볼이 빨개진다.
 안된다. 울어서 동정을 유발한다고 생각되는 건, 가장 내가 바라지 않는 일이다.
 
"이… 건… 잊어주세… 요……."

〝나는 마나와는 다르니까〟
 필사적으로 그렇게 자신에게 타이르면서 어떻게든 미소를 유지해보려고 한다.
 
"세르반에게 들었다. 파르코와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대는 지금에라도 쓰러질 것만 같이 안색이 새파랬다, 고. 그대 자신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그대의 나라에서 발생한 역사 속에 있는 사건이었기에, 쉽게 추체험을 해버린 것이겠지. 그저 동정심을 품은 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파르코의 마음은 움직였지만 그대를 아르노슈트령의 어둠에도 휘말리게 만들어 버렸다. 나는 그대에게 적어도 걱정 없이 온화한 생활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의 일만을 강요해버리고 있는 셈이군."

 에드발드의 손이 내 뺨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제가 좋아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거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질 않는다.

 다시 쓰려고 하는 "거짓된 미소"를 에드발드는 벗기려고 하고 있다.
 
"그대는 소환 후에 모든 불합리함을 받아들이고 단 한 사람 나에게 풀었지. 울지 않음으로써 그 죄를 자각시켰고. 그렇다면──그대가 울고 싶어졌을 때에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것도 단 한 사람, 나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에는 『여성은 상황이 나빠지면 바로 울어버린다』고 욕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소리다. 그대에게는 울 권리가 있다. 그대는 그걸 행사해도 좋다. 나에게만은 그걸 풀어도 좋다.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단언하지."

"……윽."

 크게 눈을 뜬 나에게 에드발드는 "일어서라"라고 말했다.

 시키는대로 얌전히 일어선 순간, 나는 에드발드에게 안겨지고, 눌려버릴 것만 같았다.
 
"에드발드 님…!?"

"이러면 내 얼굴도 보이지 않을 테지. ──만족할 때까지 울어도 좋다."

"저는…."

"몇 번이고 말하겠다. ──우는 것이 "비겁"한 일이 아니다. 그대는 그걸 나에게 풀어도 괜찮다."

 귓가에서 속삭여진 말에, 마침내 내 "인내력"이 한계를 넘었다.

"어째…서…."

"아아."

"어째서 저를 부른 건가요!? 이곳에 와서까지 내가 여동생의 대체품이라니 그런 비참한 심정은 느끼고 싶지 않았는데!! 어째서…."

"레이나……."

"아무나〝나〟를 봐줘요! 마나가 아닌 내가 필요하다고, 누가 좀 말해줘요! 나는 나를 인정해줬으면 했는데! 그러니까 소환한 당신의 후회와 죄책감에 호소하는 것 같은 비겁한 방법까지 썼는데! 나는──공작 저택에 언제까지고 있어도 괜찮은 인간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 성인군자가 아니에요──.
 눈물이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토해내니 나를 껴안고 있는 에드발드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건 틀리다…! 하고 귓가에서 씁쓸하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소환 직후에는 후회도 죄책감도 있었다. 하지만 만약 마술이 발전하고 앞으로 그대를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되더라도──나는 그것을 그대에게는 알리지 않겠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그대를 돌려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마술의 발전을 알 수 있는 입장이더라도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하겠다. …레이나, 어느 쪽이 더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돌아갈 수 있나요……?"

"지금은 무리다. 하지만 미래에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돌려보내지 않겠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목소리가 한층 더 열기를 품었다.
 눈물조차도 그치게 만들어 버리는 그런 열기였다.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얼굴을 들어버렸다.
 에드발드의 목소리가 그것을 바라고 있다고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지금은 그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
 
 에드발드의 단정한 얼굴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나에게서는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내 입술을 막아버린다. 
 
"……윽."

 호흡이 괴로워져서 몇 번이고 도망치려고 하면 그럴 때마다 쫒아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입맞춤을 반복하는 사이에 내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간신히 에드발드에게 지지를 받으면서 올려다보니 굉장히 색기로 가득 찬 표정에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이걸로 침실에서 잘 수 있겠지? 나도 지금은 이 이상 할 생각은 없다. 세르반과 욘나에게 살해당할테니 말이지."

 입을 다문채 안색을 바꾼 나에게 에드발드도 쓰게 웃었지만 그건 한순간이었다.
 
"내일 아침 아르노슈트 백작이 온다. 하지만 시간이 확실하지 않은 만큼, 내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쉬어라. ──부탁하지."

 나는 그냥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7화 거기에 공략 대상이 있으니까!?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그렇게 신경을 쓰고 있던건가."

 소파에 다시 앉은 에드발드는 나에게도 들릴 정도로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갈등이 남아있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보았다.
 
"이쪽이 그대를 극진히 대접하면, 그대의 도움을 더 받을 수 있을 테지──내가 그렇게 말했던 것을 그렇게나 신경 쓰고 있었던가. 분명… 『일숙일반의 은혜』였었나. 그렇게 완고하게 지켜야 하는 것인가."

"에드발드 님……."

"이미 이 공작 저택은 그대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제 와서 왕궁에 돌려보내라고 말해봤자 사용인들도 수긍하지 않을 테지. 아니… 이렇게 말하는건 비겁하군. 가장 왕궁에 돌려보낼 생각이 없는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니 말이야."

 철벽 재상님이 울적하게 웃는 표정은──아니 그쪽이 더 비겁하다니까요.
 그 점은 뭐 사정이 나빠지면 마나가 있는 왕궁에 다시 돌려보내겠다고 말씀하시지 않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요.
 
"아뇨, 딱히 에드발드 님이 말씀하셔서, 과할 정도로 『갚으려고』하는 건──"

"하지만 내가 그대에게 제일 처음 되돌리지 못할 짓을 해버린 것은 분명하다. 그런 내가 『왕궁에는 돌려보내지 않겠다』라고 해봤자, 믿기 어렵다는건 알고 있다. 때문에 『일숙일반의 은혜』라는 말로 나에게 빚을 지지 않도록 계속 선을 긋고 있는 것이겠지."

 아~…하고 천정을 올려다본 시점에서 이미 대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기보다 역시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완전히 믿기에는 에드발드 님께선 국왕폐하와 너무 가까우셨어요. 그런 뜻이 없었더라도 그렇게 해야 할 상황에 빠질지도 모르죠. 에드발드 님 본인을 믿지 않겠다는 뜻으로 한 말은 아니니까, 그건 이제 그저 겁쟁이의 기우라며 웃어넘겨주세요."

 최악의 사태를 상정해서 대책을 세우는건 에드발드 님께서도 하시잖아요──그렇게 말하니 잔뜩 얼굴을 찡그렸다.
 
"……정말 6년에 걸쳐 반란 계획을 세웠던게 폼은 아니었군. 그대는 너무 버거운데……."

"어… 고맙습니다?"

"단지… 그대의 기우가 확실하다면 나는 그것을 해소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그만이다. 나야말로 공략법을 일부러 가르쳐 준 것에 감사하도록 하지."

"네에!?"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그 말대로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무심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래. 내 말은 내가 왕궁에서 마나에게 얽매이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공작 저택에 있어도 좋다, 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듣고 나서야 깨닫다니 엄청 어리석다.
 아니 보통은 눈치 못 채잖아, 이거.
 
"고, 공략……."

 뭘까. "어째서 공략을 하고 싶은건가" "그곳에 산이 있으니까." 라는 느낌의 기세로 하는 말을 들은 느낌이다.
 스스로 난공불락으로 만들어 놓고 그의 의욕에 불을 붙여버렸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업자득.
 
 에드발드의 마음에 들고 싶지 않았다면 머릿속에 든 것이 없는 영애를 흉내 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했다면 분명 알고 있었을 정도로 뻔한 이야기였는데. 

 아니, 성격적으로 그건 불가능하니까 지금 이렇게 된 거겠지만.

 그렇다기보다 "성녀의 언니"라고 하는 필터를 걸쳐서 나를 보고 있는게 아닌 이 공작가는, 일본에 있었을 때의 본가보다도 상당히 지내기 편하다.
 
 그건 뭐랄까 다소 위험하다는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거스름돈이 나올 정도로.
 
"어, 아가씨 왕궁한테 노려지고 있는 거야……?"

 놀란 듯이 말을 한 것은 파르코지만 그 옆에서 세르반도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레이나 님께선… 이국에서 오셔서 이 나라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모르시기에, 공작 저택에 머무르시면서 가정교사를 붙인다고……."

 한순간 먹이를 노리는 듯한 에드발드의 시선이 나에게서 벗어났기에 잠깐 안도했다는건 비밀이다.
 파르코, 나이스 타이밍.
 
"아아. 그럼 그, 이 나라에 대한 것을 배우는 『기초 교육』이 끝난다면? 애초에 그녀는 성녀의 보좌라는 명목으로 이 나라에 초청받았다. 언제까지고 공작 저택에 두지 말라는 말을 듣는 것은 불 보듯 뻔할 테지."

"……윽."

 내가 공작 저택에 있는 일상에 익숙해져 버린 탓에 교육이 끝났다고 판단된 이후의 일은, 저 세르반 역시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아직 괜찮다. 교육 도중이라고 우겨서 공작 저택에서 『왕래』로 보좌하는 것을 인정받았으니까.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 방법이 통할리는 없겠지. 애초에 그녀는 이미 지금 시점에서도, 바로 재상실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속이는 것에도 한도가 있다."

"아~… 아가씨, 의외로 알기 쉽다고나 할까~ 반대로 바보인 척하는게 불가능해 보이니 말이지……."

 엣, 어째서 파르코가 그런 말을 하는거야!?
 그리고 에드발드도 세르반도 거기서 왜 고개를 끄덕이는데!?

"그래서 『온갖 악의와 살의로부터 지켜내라』인건가, 나으리. 성녀님의 보좌 이외에 왕궁 내에서의 권력 다툼의 도구가 되는건 곤란하다, 고."

"할 수 있겠나."

"오케이, 오케이. 그거면 나하고 아가씨와의 계약과도 일맥상통하는 셈이니 자진해서 맡아주지. 미리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준다면야 그에 맞게 움직이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 요는 나으리께선 이미 아가씨를 내버려 둘 생각이 요만큼도 없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지?" 

"그 말대로다. 세르반도 내가 없는 사이에 이 저택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내 의지는 그러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대응해주길 바란다."

"──알겠습니다."

 아앗 또 뭔가 본인은 내버려 두고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있어!
 
"레이나. 교육의 진도 상황을 더 속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을 때에도 그 이후의 처신에 대해서는 상담해주길 바란다. 아마도 내가 생각하기로 기렌국의 에드베리 제2왕자가 방문 행사가 끝난 뒤 정도가 목표지점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만."

"아~……."

 마나인 척이 성공해버리면 확실히 그런 이야기도 나올 테지.
 
 나는 그에 관해서는 반론할 수가 없었다.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6화 은빛 주검에 내리는 눈물 (4)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파르코……… 2년 전, 누나가 위독하다고 약 한 달간 왕도를 벗어났던 건……."

 세르반의 말에 파르코는 따로 대답하지 않고 그저 바닥 위에 놓여있던 양손을 움켜쥐었다.
 
 ──그것이 대답이다.
 
"왕도에 돌아오고 나서는 쉴 때마다 동물의 시체를 조사하거나 농작물을 조사하고 있었지. 업무에 도움이 될테니까 굳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주인님께서 말씀드리지 않았다만……."

 아아, 하고 나는 살짝 이해했다.
 내가 메뚜기 이야기를 했을 때에 세르반이 반응을 보였던건 그, 파르코가 조사하고 있던 "시체" 안에 메뚜기도 있었기 때문이겠지.
 
 그건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르노슈트령의 광산 주변에서 그것들을 회수했다면 거의 확실하게 유독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테니까.
 
"아마도…모두 같은 금속 성분이 들어있던 것까지는 알았지만 그게 설마 사람 몸에 쌓이면 독이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조차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은식기에 반응하는 것도 적은 양이라도 맹독성, 치사성이 높은 독뿐일 테니까요……."

 에드발드의 표정은 보지 않은 채로 나도 대답한다.
 
"그러니까 분명, 파르코는 에드발드 님께 호소할 수 있을 만큼의 증거를 계속해서 찾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있던 곳에서도 광독이라는 말이 세상에 나오게 되고, 심지어 광산의 관리자가 그 관련성을 인정하기까지 몇십 년이나 걸렸으니까요.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다 같이 일어서서 재판을 일으키고서야 겨우…였어요. 파르코는 방금 주변의 마을은 전멸했다고 그렇게 말했었죠. 아르노슈트 백작의 흠을 찌르기에는 아직──패가 부족해요."

"…윽, 더는 됐다, 레이나!"

 무겁게 가라앉은 서재의 공기를 압도하는 에드발드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그대에게, 내가 없는 사이에 일을 맡긴다고는 했지만 내 대신 영민들의 증오를 받아들이라고 까지는 부탁하지 않았다!!"

 일어나서 파르코 쪽으로 걸어가려고 하는 에드발드의 옷 끝을 나는 무심코 잡고 있었다.
 
"안돼요…!"

"!"

 에드발드는 파르코에게 고개를 숙이려 하고 있다.
 
 그건 아직 해서는 안된다.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
 
 이 문제는 뿌리깊다.
 지금 에드발드가 고개를 숙여버리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내밀수 있는건 목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러니까 아직, 안된다.
 
"이건 저와 파르코가 납득하고 손을 잡은 일이에요. 저는 한 번 머리를 숙였고 그는 대가로 그것을 받아들였어요. 그러니까 에드발드 님은──아직 안돼요."

 에드발드가 고개를 숙인다면 모든 일이 끝난 뒤이다.
 그게 가능한건 공작가 당주의 직함을 가진 사람뿐인 것이다.
 
"레이나…."

"……그 아가씨가 말한 대롭니다, 나으리."

 어째서 말리는거냐──그렇게 말하려고 한 것이겠지만, 그것을 막은건 다른 누구도 아닌 파르코였다.
 
"나는 나으리를 대신해 그 아가씨에게서 사죄를 받았고, 아가씨는 듣기 좋은 소리만을 나에게 말하지도 않았지. 아가씨는 나에게 불가능했던 일──나나 주변의 마을을 『없었던 일』로 만든 녀석들을 끄집어내겠다고 말했어. 아무도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것만큼은 가능하다고. 그 뒤야말로 나으리 말고는 할 사람이 없다고 아가씨는 알고 있었으니까 거기까지 있었던 오물을 전부 뒤집어쓴 거야."

 파르코의 말에 에드발드의 안색이 바뀐다.
 
 응. 파르코가 광독이 원인이라는 점은 별개로 치더라도 마을도, 가족도, 모든 것을 잃었다는 사실을 에드발드도 세르반도 몰랐겠지.
 
 파르코는 기회만 있었다면 공작가에 복수를 계획하고 에드발드의 품속으로 들어온 거겠지만 당주로서, 재상으로서, 너무나도 고결했던 에드발드의 모습에 들어 올린 주먹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고 있었던 거고. 
 
 세르반이 "때때로 내용을 걸러서 보고한다"라고 했던건 그 때문이다.
 변덕도, 사람을 시험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충성과 복수 사이에서 그는 계속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가득 차있었던 가스를 조금 빼주었다.
 파르코는 분명 에드발드를 미워하는 기분이 불합리하다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분노를 나에게 향하도록 만들었다.

 뭐… 익사체가 싫다고 했던건 꽤나 진심이었지만.
 
 그렇다기보다 파르코도 그걸 알고서 내 촌극에 어울려줬던 거겠지…….
 
 분명 꽤나 내몰려있었을 것이다.
 변변찮은 내 말에도 의지하고 싶어 졌을 정도로.
 
"이건 나와 아가씨 사이에 걸린 『긍지』의 문제입니다, 나으리. 그러니 부디──지금은 그 이상은 멈춰주시죠."

 눈물 자국을 남긴채로, 그래도 확실하게 파르코는 얼굴을 들었다.
 에드발드와의 시선이 마주치는건, 한순간.
 
"…그녀를 지켜내도록. 온갖 악의와 살의로부터."

"나으리."

"그렇게 하면 마지막에는 원하는 대로 철퇴를 당사자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 한 번 더, 이 몸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이번엔 나에게 말하라."

 모든 일이 끝나고도 자신을 죽이고 싶다면, 말해라──자신을 가리키는 에드발드가 말하는 것은, 그런 소리다.
 
 지금은 불가능한, 사죄의 대신.
 
 이 부근이 타협점이 된 것이다.
 파르코도 에드발드도.
 
 그럴게 두 사람 모두, 원래는 "부외자"라며 내쳐도 상관없는 내가 이미 사이에 들어와서 서로가 응어리를 가지지 않도록 타협점을 만든 것을 알고 있다.
 
 그 시점에서 이미 고집을 부릴 수는 없다, 고.
 
"알겠습니다. …만 그 표현은 조금 치사하지 않나요. 정작 그렇게 됐을 때에 아가씨가 입 다물고, 나으리가 저한테 죽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글쎄. 무엇보다 지금은 아직, 그 확신은 가지고 있지않다."

"………호오?"

 에드발드, 파르코 양쪽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두 사람 사이에 거래가 성립된거라면 상관없는 거겠지, 응.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5화 은빛 주검에 내리는 눈물 (3)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원래는 내일 아침 아르노슈트 백작이 제출할 예정인 보고 서류를 보고 나서 에드발드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세르반─에드발드 라인의 굳건함 앞에 손쉽게 패배해버렸다.
 
 저녁 식사 시간, 식당에 나타난 시점에서 이미 에드발드가 풍기는 분위기는 어는점 아래까지 내려가 있었다.
 
"무…무서워요……."

"아니, 나으리를 저렇게까지 만들 수 있다니 아가씨 역시 쩌는구만……."

 아무래도 호출을 당한 것일 테지.
 내 뒤에 어느샌가 서있던 파르코의 안색도 새파랬다.

"자세한 이야기는 식사 후에 서재에서 듣겠지만…… 파르코, 레이나에게 붙겠다고 했다지."

"아… 아니 뭐… 기간 한정으로, 말이지. …오히려 공투려나? 그, 그렇지, 아가씨?"

 도망치지 마! 나한테 돌리지 말라고! 어른이니까 좀 더 버티라고!
 
 뒤돌아서 찌릿하고 노려보니 파르코는 양손을 들어 "항복!"이라고 말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서 목을 붕붕 옆으로 젓고 있었다.

"……레이나?"

"넷!? 아니, 그…… 『기간 한정인 공투』라고 해도 틀리진 않달까…… 그 이 사람이 아르노슈트령 출신이라고 들어서 살짝 조사해줬으면 하는게 있다고나 할까, 뭐랄까……."

"……호오."

"그, 그치만 에드발드 님께서도『필요하다면 써도 좋다』고 하셨잖아요…!"

 반쯤 눈물이 맺힌 나를 보면서 확실히 그건 말했었지 하고 에드발드도 생각을 고친 모양이다.
 가볍게 혀를 차고 그때는 그 이상의 추궁을 포기한 것 같았다.
 
 파르코가 "말대답을 할 수 있다니 역시 쩔어…"하고 뒤에서 중얼거리는게 들려온다.
 ……나중에 있는 힘껏 발이라도 밟아줄까.
 
 세르반과 파르코는 서고에서 내가 보고 있던 자료를 에드발드의 서재로 옮긴다면서 일단 식당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도망쳤다, 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일단 나와 에드발드는 먼저 식사를 마치기로 했지만, 이렇게 되면 조용히 먹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식사 중에 말할 수 있을만한 주제가 아닌 것이다.
 
 모처럼 샌드위치 외의 저녁을 오랜만에 먹었는데도, 먹지 않은 느낌이었다.

"레이나."

 내가 홍차를 다 마시기를 기다렸다는 듯 에드발드가 일어나고, 나도 끄덕이면서 반걸음 늦게 서재까지 따라간다.

 응접 테이블에 내가 보고 있던 세 권의 보고서와 손으로 그린 지도가 이미 놓여있다.
 
 세르반과 파르코는 문 가까이에 선채로 물러나 있는 자세를 보였기에 소파에는 나와 에드발드가 마주 보고 앉았다.
 
"……레이나. 우선 어떻게 이 정례 보고서가 그 지도가 된 거지. 아마도 그건 파르코도 듣고 싶어할 것이다."

 에드발드가 조용히 말을 꺼내자 파르코도 방의 구석에서 조금이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 그건… 제가 있던 나라의 교육과정이… 요인이라고 밖에는……." 

 정말 그것 말고는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
 
 …4대 공해병이라는 명칭뿐이라면 마나 조차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에도 공해의 존재가 사람들의 의식에 뿌리내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다.
 
 아마도 이 세계에서는 아직 무리다.

"비슷한 지표를 원래 있던 나라에서 본 적이 있다……는 건가."

 에드발드는 머뭇거리는 내 모습을 보고 그게 뭔가를 숨기고 싶어 하는게 아니고, 설명하기에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다.

"그리고… 세트로 배워요…… 광산과, 낙반사고와──광독은."

"광…독…?"

 낙반사고는 그렇다 쳐도 광독은 역시 가까운 번역이 없는 것일 테지.
 에드발드 조차도 살짝 미간을 찡그리고 있다.
 
"채굴한 광석에서 은이든 동이든 목적인 금속을 추출한 후에 남은 찌꺼기나 사용한 물을 그대로 강에 흘려보내거나 산에 방치하거나 하면──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맹독으로 바뀌게 된답니다. 땅 위의 모든 것이 말이에요."

 이 경우 채굴 방법이나 제련 방법 같은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 역시 장인이 아니니까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문제인건… 결과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라는 것이다.

"원인도, 조금씩 쌓여가게 되죠. 땅이 메마르고 농작물의 수확량이 줄고, 강에 있던 물고기가 죽어서… 수확되는 농작물은 은이나 동에서 녹아내린, 결코 사람에게 있어서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 성분으로 오염되고──그걸 매일 식량으로써 섭취한 마을 사람의 몸을 조금씩 좀먹어요."

 내가 말하고 싶은게 무슨 소린지 깨달았을 것이다.
 에드발드의 감청색 눈동자가 확실하게 흔들렸다.
 
"즉사할 정도의 독은 아니니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죠. 그저 뼈가 부러지지 쉬워지고,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죠. 그리고 결국엔 일어서지도 못하게 되겠죠. 그저 숨을 쉬고 있을 뿐인데도 온 몸에 금이 간 것처럼 심한 고통이 생기고 식사도 만족스럽게 하지 못하게 될 거고요. 약은 소용없고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죠."

 털썩! 하고 문 근처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굳이 시선을 향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파르코가 그 자리에 쓰러진 것이다, 라고.
 
"원인을 모른다면 금세 저주다, 전염병이다 라며 소문이 돌 테죠. 그런게 아니에요. 광산에서 강을 따라서 오염된 물질이 흘러나왔다면 강 상류에서 하류로 피해가 확산되는건 당연한 이야기죠." 하지만 아무도 그 일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저주라고 믿고 병의 발생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마을이 몇 곳씩이나 나왔죠. 그 결과, 그 마을들은… 존재 그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어요. 흉작, 인구 감소에 의한 마을의 합병──매년 이유는 달리 쓰여있더군요. 하지만 색을 바꿔서 보면 일목요연해요."

 내가 오른손을 가볍게 피고 손바닥을 보이면서 책상 위에 있는 종이를 가리켰다.
 
"상류에서… 하류로…."

"네. 에드발드 님, 추측이지만… 올해 받을 서류의 표시는 더 하류에 찍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내 그 말을 덮듯이 포효라고 불러도 좋을 목소리가 서재에 울려 퍼졌다.
 
"파르고……."

 세르반이 멍하니 울부짖는〝매의 눈〟의 수령을 내려다보고 있다.
 
"…미안해요, 파르코."

 소파에 앉은 채로 나는 잠깐이지만 눈을 감고 무릎에 올린 손을 쥐었다.

"떠올리게 할 거라는 건, 알았어요. 아마 내가 지금 말한 것들은 당신이 있던 마을에서 일어난 일과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고, 알고서 에드발드 님께 전했어요. 마을을, 가족을 잃은 당신을──내가 한 번 더 죽이게 될 거라고 알면서도 말했어요. ……미안해요."

 적어도 찔러 죽여주는게 좋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

 포기한 듯이 내가 웃자 에드발드, 세르반, 파르코를 둘러싸고 있던 공기가──제각각 얼어붙었다. 
 
 응? 나는 딱히 이상한 소리를 하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4화 은빛 주검에 내리는 눈물 (2)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파르코…라면 분명……."

 공작가가 소유한 첩보조직〝매의 눈〟…이었던가.
 
 에드발드가 그중에서 필요하다면 연락을 취하라고 말한 이름.
 
"아아, 나으리한테 들었나."

 청년이 재밌다는 듯이 입가를 비튼다.
 일일이 묻지는 않겠지만 나으리=에드발드라는 것으로 괜찮겠지.
 
"이름만이지만요……."

"하지만 평범하게 살면서는 들을 필요가 없는 이름이지. 그걸 나으리가 말했다는건 나으리가 아가씨를 인정하고 있다는 소리겠지. 뭐 잘 부탁해."

"………."

 좋아서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인종이 아니었을 텐데 어째서 눈 앞에.
 
 내가 세르반에게 시선을 옮기니 세르반은 설명하겠다고 말하듯 끄덕였다.
 
"레이나 님, 분명 아르노슈트령에 있는 그 마을들은, 왕래하면서 심지어 조사도 하신다면 한 달은 족히 소요될 겁니다. 그건 그것대로 그들에게 나눠서 지시하면 괜찮겠지요. 하지만 만약, 뭔가 조금이라도 다른 정보가 있다면──그렇게도 생각하셨겠지요?"

"어…네, 그래요. 현지에 가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현지조사와는 별개로 알아두고 싶어요."

"어이 세르반, 무슨 이야기를──"

 그리고 세르반은 수상쩍어하는 파르코를 꾸욱 하고 내 쪽으로 밀었다.
 
"이 남자는〝매의 눈〟을 이끄는 남자이면서 동시에 출신은 아르노슈트령의 나탄 마을──그 지도에 이름이 있는 마을입니다."

"!"

 나와 파르코 각각의 눈이 크게 뜨여졌지만, 놀라는 이유는 전혀 달랐다.
 
"당신……."

 파르코의 눈이 나와, 내가 그린 지도 사이를 몇 번이고 왕복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콱! 하고 내 양쪽 어깨를 붙잡고 흔들 정도로 그는 무언가에 동요하고 있었다.
 
"이 지도는 뭐지!? 당신 뭘 알고 있지!? 마을은 저주 같은걸 받은 것도 아니었고, 우연히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었잖아!? 내 누님이 병을 퍼뜨렸다는 것도 있을 리가 없다고! 그렇잖아!?"

"……윽." 

"파르코! 레이나 님께 무슨 짓을……윽."

 당황한 세르반이 파르코를 뒤에서 붙잡아, 나에게서 떼어냈다.
 떼어내진 파르코는 무릎부터 쓰러졌지만 필사적인 모습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렇다고 말해달라고, 제발……."

 ──나는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의 상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뽐낼 생각은 결코 들지 않았다.
 
"이미…… 늦었어……?"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파르코가, 입을 다문다.
 
"당신의 마을은……이미 늦었나요……?"

 울어서는 안 된다.
 울고 싶은건 오히려 파르코일 테지.
 
 이래서 여자는──라고, 심지어 동정하고 있다고는 결코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괴로웠겠죠, 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할 수 있는건 머릿속에 든 것이 없는 성녀님 뿐이다.
 
 묻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한 뒤에 에드발드에게 전하는 것까지가 이 공작 저택에서 의식주를 보장받고 있는 나의 역할이다.
 
"당신……."

 목소리를 떨면서도 그래도 시선을 피하지 않는 나에게서 뭔가를 느낀 거겠지.
 
 파르코는 잠깐이지만 입술을 깨물고──그리고 다시 얼굴을 들었다.
 
"──전멸했어."

 울어서는 안 된다.
 
"내가 살던 마을도 그 지도에 있는 근처의 마을도……이미 사람은 살고 있지 않아. 식물도 자라지도 않고. 전부 광산이 번영하는 그림자 속에서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마을들이야. 그걸──그 지도 위에 당신이 지금 전부 찾아낸 거라고."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 거지? 나한테 무슨 일을 시키고 싶은 거야? 이봐, 왜 지금인건데? 좀 더 빨리 깨달아줬다면 누님도……."

"파르코! 레이나 님은 이국에서 오신지 얼마 안되셔서 그럴 수는…."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모르면서도 옹호해주려는 세르반에게, 나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빠르다거나 늦었다거나, 그런 이야기는 빼앗긴 측의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다.

"──미안해요."

 위정자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건 이 말 뿐이다.
 지금 에드발드가 없다면 내가 대신해서 전해야 하는 말이다.

"늦어버려서 미안해요. 당신이 복수를 바란다면 같은 물을 마시고 같은 괴로움을 느끼면서 죽는 일도 감수할 수 있어요."

"무슨……."

"레이나 님!?"

"하지만!"

 나는 파르코의 앞까지 가서는, 나 역시 몸을 굽혀서 같은 위치까지 눈의 높이를 낮췄다.

 바닥 위에 쥐어진 상태인 파르코의 양손 위에 내 손을 얹는다.
 
"아직 늦지 않은 마을이 있다면 어떻게든 하고 싶어요. 나는 의사도 성자도, 성녀도 아니니까 구하고 싶다는 거짓은 말하지 않겠어요. 그저 이 이상 피해를 입는 마을을 줄이는 것이라면…아직 가능할지도 몰라요. 원흉을 몰아붙이는 일이라면… 아마도 나한테도 가능할 거예요. 그러니까 복수는…… 그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겠어요?"

"원흉을… 몰아붙여…?"

"그래요. 그를 위해서 당신의 손을 빌릴 수 있다면 고마울거 같은데요. 복수라면 그게 실패했을 때에 해도 괜찮으니까요──그때까지는. 어때요?"

 얼마만큼 그렇게 있었던 걸까.
 짧았다고는 생각하지만 갑자기 파르코는, 큭큭하고 낮게 웃기 시작했다.
 
"시체 다음은 복수인가… 얼마나 머릿속이 위험한거야, 당신."

"성녀의 언니의 정체라고 해봤자, 이런거죠. 실망했나요?"

"아니. 마음에 들었어. 확실히 당신은 나으리 옆에 설 만한 아가씨라고."

 그렇게 말하며 웃음을 멈춘 파르코는 내 손을 떼어내고는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몸을 움직였다.
 
 한편 주먹은 가슴에, 다른 한쪽 주먹은 바닥 위에 살며시 내려져있다.
 필연적으로 머리가 숙여진 모습이다.
 
"원흉을 몰아붙여준다면야 당신이 약속을 어기지 않는 한, 나는 당신을 따르지. 그게 이루어지기까지는 내 목숨도, 잠깐이지만 나으리가 아닌 당신에게 맡기겠어. 그 대신──"

"약속을 어겼다고 당신이 판단한다면 그때에는 좋을 대로 하세요. 가능하면 찔려 죽는 방식으로요."

"나참, 정말이지 당신은……."

 질렸다는 듯이 얼굴을 든 파르코에게 일단 나는 웃어두었다.
 
 에드발드가 도중에 죽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아르노슈트 백작의 기세를 꺾어두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이 이야기를 못 들은 척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아무도 구하지 못하는 나에게도 가능한 일.
 
"에드발드 님께서 결코 시키지 않는 일도 나는 시킬지도 모르지만, 괜찮겠죠? 보기 좋은 일만 해서는 원흉은 몰아붙이지 못할 테니까요."

"당연한 소리를. 당신이 그런 식으로만 말한다면, 바라는 대로 찔려 죽은 시체로 만들어줄 뿐이야."

"다행이네요, 찔러 죽여준다는 거군요? 그럼 조금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겠어요."

"……보통은 여기서 쫄아야하는거 아니냐고……."

 그런가요?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보고, 파르코도 더 이상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을 포기한 것 같았다.

 그리고 나중에 성대하게, 나는 세르반에게 "자신의 몸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다"며 설교를 당했다.
 
 그러니까 "성녀의 언니"한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니까요!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3화 은빛 주검에 내리는 눈물 (1)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광독……."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이걸로 3년분.
 아마도 올해도 늘어날 것이다.
 
 이 은광산… 몇년 전부터 채굴된거지?
 
 떠올리는건 학교에서 배웠던 "공해병"에 대한 이야기와 왕진한 의사의 인터뷰를 게재한 신문기사.
 
"……윽."

 기분 나쁘다.
 기분 나쁘다.
 기분 나쁘다.
 
"레이나 님!!"

 세르반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는다.
 
 안돼. 아직 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았다. 아직 늦지 않은 지역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일본에 살고 있던 단순한 여대생.
 일본 제일의 대학에 다녔다고 해도, 그저 미성년인 여자아이.
 내가 어떻게든 해야한다! 라고 해봤자 그저 거만일 뿐.
 
 어쩌면 좋지!?
 
"레이나 님, 어서 물을! 물을 드시고 심호흡을 해주십시오!"

 세르반이 내 등을 문지르며 물이 든 컵을 내민다.
 
"세르… 반…."

"레이나 님! 레이나 님의 곁에는 언제나 주인님이 계십니다! 혼자서 감당하시기 어려운 일이라면 분명 주인님께서 도와주실 겁니다. 그러니, 그러니까 부디 혼자서 마음에 묻으시는 일만큼은……!"

 세르반은 아침 식사 자리에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아르노슈트령에 관해서 에드발드에게 말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고 눈치채기에는 충분했을 테지.
 그는 그걸 깨닫지 못할 정도로 무능한 가령이 아니다.
 
"레이나 님, 주인님께서 돌아오시기 전까지는 저를 써주십시오! 저에게 말씀해달라고 까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단지 저는 가령입니다. 주인님의 대리로서 이 공작가의 일을 맡고 있습니다. 의식주뿐만이 아닌, 정보도 사람도 무기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부디 무엇이든, 명령을."

"정보………."

 세르반의 말에 나는 양손을 얼굴에서 천천히 떼어냈다.
 
 건네진 컵을 쥔 내가 살짝 패닉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세르반이 내 옆으로 몸을 숙였다.
 
"아르노슈트 영지의 무엇을 알고 싶으십니까, 레이나 님."

"급하게 출발해서……왕도에서 며칠 정도, 걸리나요……?"

"마차로 간다면 열흘 정도 정도 걸릴거라 예상합니다. 빠른 말에, 유능한 사람이라면 거기서 반 정도 되는 시간만으로도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열흘……."

 가서 돌아오는데에는 그 배는 걸린다.
 차나 비행기, 열차 조차 존재하지 않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러면 이미 이번 연도의 정례 보고를 찔러보는건 무리다.
 
 그리고 공작가 당부이며 나라의 재상인 에드발드가 20일 이상씩이나 왕도를 비울 수 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기렌국의 에드베리 제2왕자의 방문을 앞두고 있는 이상, 나 역시 왕도에서 나갈 수는 없을 테지.
 
 그렇다고 그때까지 방치해둘 수는 없다.

 은광산은 아르노슈트 백작의 가장 큰 자금원이며 동시에 왕위 찬탈을 노리는 레이프에게 있어서도 최대의 자금원이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에드베리가 온다고 해도, 사태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만 굴러갈 것이다.
 
"세르반……."

"네."

"아르노슈트령에……몰래 들어갈 수 있을만한 인재가, 있나요……?"

 몰래, 라고 말한 걸, 지적당할 줄 알았지만 유능한 가령님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영지의 어느 부분입니까. 아무리 해도 영주 저택 수준까지는, 저희로서도 인재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 없다고는 하지 않는군요. 그리고, 하지 않겠다고도.
 응, 역시 공작가, 어둠이 깊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좌우로 저은 뒤, 책상 위에 펼쳐져있는 지도를 가리켰다.
 
"그 지도에 내가 표시한 마을이라면 어디라도──으응, 각 연도 별로 몇 개를 보고 이야기를 듣고 와줬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빠르게."

"이건…… 광산을 기점으로 주변의 강 근처에 위치한 마을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가뭄이 있었던 것도, 메뚜기가 대량 발생한 것도 아닌데 극단적으로 농작물의 수확량이 줄어든 마을. 원래대로라면 『올해는 흉작인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는 끝내지 못하는 마을. 그걸… 확인해보고 싶어요."

"………메뚜기?"

 지도를 보고 있던 세르반이 내 말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혹시 보고서에 없을 뿐이고 그런 이야기가 흘러들어왔다거나 한건가요?"

 물으면서 내 안색도 나빠진다.
 
 황해(蝗害)와 광독이 동시에 발생하면 이미 그곳은 인간이 살 수 있을만한 땅이 아닐 것이다.
 
"레이나 님……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그렇게 말한 세르반이 인사와 함께 서고를 빠져나가고……곧장 한 명의 남성을 데리고 돌아왔다.
 
 명백히 귀족이 아닌, 위험한 분위기를 온몸에서 풍기고 있다.
 
 나보다도 길 테지, 진한 녹색의 머리를 뒤에서 하나로 묶고──30대 중반쯤 정도일까.
 
 뭐 저런 장발이 용서되는건 자신이 있는 미남이라던가, 자각하지도 못한 오타쿠 정도려나.
 이 청년의 차림새가 청결해 보인다는 점에서도 전자에 가까울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에드발드를 먼저 본 뒤에야 아무리 해도 조금 빛이 바래져 버린다.
 
"어 그러니까… 혹시 너무 많이 알아버린 녀석은 죽어라, 같은……."

 가능하면 슬쩍 국외추방 정도로 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아침이 되면 호수에 떠올라 있었습니다…라는건 조금 싫다. 부풀어 오를게 분명한 익사체는 너무 추하다.
 호수에서 발만 튀어나온 상태로 발견되는… 것도, 정작 자신의 몸에 일어날 일이라면 마음속 깊이 사양하고 싶다.

 〇가미가가 아닌 이데온 일족. ※소설 "이누가미 일족"
 아니지.

 추리소설 이야기는 물론 말하지 않았지만 익사체 운운 거리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내가 말하니 두 사람이 제각각 잠시 굳어있었다.

"레이나 님…… 이국에서는 대체 어떤 생활을 하셨기에 그런 발상을……?"

"어… 아닌가요? 아, 그치만 추락사체라던가 소사체도 가능하면 별로……아니 독살도 조금……."

"아・닙・니・다! 애초에 시체 이야기에서 벗어나 주십시오!! 파르코, 너도 너무 웃지 마라!"

 드물게 거친 목소리를 낸 세르반의 옆에서, 파르코라고 불린 청년은 몸을 뒤로 돌리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응? 파르코?
 
"아니… 진지한 표정으로 시체의 종류를 말하는 아가씨는 처음 봤다고… 그야 나으리도 힘들겠구만…."

"어~…그치만 공작가를 좌지우지하는 가령님이 딱 보기에도 위험한 사람을 데려오면 누구라도 그런 발상을 하지 않나요……."

 진지하게 대답했는데 쓸데없이 더 크게 웃어버렸다.
 
 어째서.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2화 다음 루트는 예습 필수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영주가 정례 보고를 위해 저택을 방문하지 않는 날의 오전은 가정교사가 오는 날이다.
 이 날은 향토사를 담당하는 선생님이 타이밍 좋게 와주었기에 나는 마침 아르노슈트령에 대한 것을 복습할 수 있었다.
 
 아르노슈트 백작이 오르센 후작보다도 레이프・안제스 전하의 파벌 내에서 우대받고 있는 이유에는 본인이 소유한 자질의 차이 이전에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안제스국 최대의 은광산을 보유하고 그 은혜를 입어 공작가에 필적할 정도의 자산을 뽐내는 것이 아르노슈트 가문인 것이다.
 에드발드를 싫어하는 귀족들 중에는 명백히 아르노슈트가에 붙으려는 자세를 보이는 가문도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향토사 선생님이 점심 식사 때,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즉, 정례 보고에는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고위 귀족이나 일부 왕족에게 재정적 원조를 하는 대신해 다른 광산 개발이나 공공사업 운영의 특권을 차례로 따내고 있다는, 말하자면 금융업의 조업이다.
 
 일부 왕족에 대해서는──더 말할 것도 없이 레이프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그의 자금원이야말로 아르노슈트 가문.
 단, 이 부분은 내가 알고있는〝스오우 전기〟내에서의 일이기 때문에 이건 증거가 필요했다.
 
 가정교사를 배웅한 나는 내일 배울 것들의 예습이라고 세르반에게 말하고 서고로 틀어박힌다.
 
"오르센 후작에게 마담・카를롯테 가게에서 지은 옷을 제공한건… 아마도 아르노슈트 백작이겠지……."

 대충이나마 생각해보면 아르노슈트 가문은 요약하자면『푸거 가문』의 안제스국 버전이다.
 
 15~16세기 독일 남부에서 광산과 금융업으로 융성했던 일대 재벌.
 수험용 지식으로써 머리에 남아있다.
 
 레이프의 왕족 영지가 만약 이미 대부분 아르노슈트 가문에 대한 빚의 담보가 되어있다면 그 자금을 가지고 대신들을 매수하는 일이 쉬워진다.
 
 만약 매수쪽 루트를 탄다면 거기서부터 필버드, 또는 에드발드를 밀어내려고 할 테지.
 
 그것이 전이문 정보유출 사건의 뒷면.
 
 요약하자면 조작해서 뒤집어 쓴 죄가 다수결에 의해서 진실인 것처럼 유도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단 레이프로서는 필버드에 대해서는 아마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을 터.
 그러니까 에드발드 쪽이 이 사건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에드발드를 왕궁에서 추방시키고 아군이 사라져 버린 필버드를, 정면에서 자신의 특수부대를 이끌고 왕궁을 제압한 뒤 왕위를 힘으로 찬탈한다.

 그런 루트다. 
 
 그리고 적어도 하나 더, 루트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여기서 떠올렸다.
 
 레이프의 서자인 크레스센시아 공주가, 약혼 파기 소동을 일으키고 왕적 이탈을 당한  기렌국 제1왕자 패트릭에게, 변경백 부인으로서 시집가게 되는 경우다.
 
"그러고보니 기렌 측에서 약혼 파기 이벤트가 일어났으려나……."

 만약 이 사건이 발생했다면 에드베리 제2왕자가 아니라 황태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 아르노슈트 가문이 빌려준 자금은 대신들의 매수가 아닌 그레스센시아 공주에 의한 고액의 지참금으로 모습을 바꾼다.
 
 이 일이 패트릭의 눈을 흐리게 만들고, 이미 쓰레기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지만 패트릭은 약혼 파기의 원인이 된 영애를 깔끔하게 버리고 그레스센시아 공주를 맞이하고 그에 더해서 에드베리가 나라를 비운 타이밍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그렇게 레이프는 기렌 측에서 보면 왕비의 아버지가 되고, 안제스 측에서 보면 신 국왕폐하가 되는 미래가 열리게 된다.
 
"아~… 이쪽이 더 가능성은 높으, 려나……?"

 어느 쪽도 레이프는 왕위에 오른다. 오르게 되지만, 기렌 측에 에드베리가 있는 한, 소국인 안제스는 순식간에 기렌에 잡아먹힐 것이다.
 
 에드베리는 본래의 혈연상으로는 에드발드의 사촌 형이다.
 패트릭과는 능력적으로도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야말로 레이프의 "삼일천하"로 안제스를 빼앗기게 되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주변 국가들이나 국내 귀족간의 밸런스를 고려하지 않고, 감언에 속아 넘어가서 깔끔하게 약혼을 파기해버리는 패트릭 쪽이 에드베리보다도 다루기 쉬울 것이 분명하다.
 
 레이프가 기렌에서도 안제스에서도 통하게 된다면, 그때야말로 아르노슈트 가문의 위세는 이데온 공작가 조차도 능가하게 되어버릴 것이다.

 충분히 도움을 줄 이유는 될 것이라 생각됐다.

"으~음… 그래도 매년, 은광산에 관한 보고하고 주변 마을들의 세금 수입 보고말고는 올라오지 않으니까 말이지… 어떻게 금융업 쪽 이야기를 끄집어낼지, 이게 문젠데……."

 서고에 있는 과거 3년분에 해당하는 아르노슈트 백작령의 보고서를 꺼내면서 나는 중얼거렸다.
 한 권씩이 아니라 3년분, 같은 항목을 열어서 확인하는 편이 이럴 때에는 위화감을 느끼기 쉽다, 나는 그렇다.
 
"음?"

 그리고 보고서를 읽기 시작하고 1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에… 뭐랄까, 무척이나 기분 나쁘다고 생각해 버렸다.
 
 금융업의 이야기는 일단 옆으로 치워둔다.
 지금은 솔직하게 자신을 향해 되묻는다.
 
 뭘까.
 뭔가가, 이상하다.
 뭐가?
 
"으응…읏차…진정하자, 나. 이 위화감은 이쪽에서 본게 아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본 적이 있던게…… 그렇지, 교과서……?"

 그 직후에 아아아앗!! 하고 복도에까지 울릴만한 크기로 나는 외치고 있었다.
 
"레이나 님!? 무슨 일이십니까!"

 무슨 일인가 싶었겠지.
 세르반이 안색을 바꾸고 서고로 뛰어들어왔다.
 
"세르반, 종이! 종이하고 쓸만한 것을! 바렌트령의 얇은 종이로 부탁해요! 잉크는 색이 다른거 있나요!?"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가져오겠습니다. 하지만 잉크는… 검은색과 파란색 뿐이라…."

"아앗, 그럼 립스틱으로! 낡아서 버릴만한 걸로 괜찮으니까 그걸로 대신할게요! 그리고 영토지도는 어디, 어디에… 읏… 좀, 진정하자!"

 한 번, 자신의 뺨을 양손으로 찰싹하고 때린 나는 책상의 빈 공간에 아르노슈트령에 있는 은광산 주변의 지도를 펼치고서 세르반이 가져온 종이를 한 장, 우선 위에 깔고 지도와 강을 선으로 간단하게 옮겨 그렸다.

 그리고 보고서 세 권 각각의 어느 페이지에 있는 마을을 각각 연도별로 색을 바꿔서 〇표시를 넣었다.
 
"마지막은… 세르반, 페이퍼 나이프 가지고 있나요?"

"예, 여기에──앗, 레이나 님! 무슨…!"

 아무렇지 않게 세르반이 품속에서 꺼낸 페이퍼 나이프를 받아든 나는 그걸로 새끼손가락의 끝을 살짝 베었다.
 
 세르반의 목소리는 구태여 무시하면서 마지막, 손가락 끝에 맺힌 피로 지도에 적어넣은 것은──채광지를 나타내는 지도 기호.

"광독……."

 나는 혼자서 입술을 깨물었다.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1화 이런 전개 못 들었어요!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시릴・아르노슈트 백작님께서 내일 아침 이곳으로 오신다고 합니다."

 아침식사 자리에서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동요한 나머지, 지금 그야말로 오믈렛에 넣으려고 했던 나이프와 포그를 미끄러뜨리는 바람에, 요란한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다.
 
"레이나?"

"아뇻, 아무것도 아니에요! 잠깐 손이 미끄러졌을 뿐이니까요!"

 쿵쾅하고 크게 뛰기 시작한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일단 홍차에 손을 뻗어보지만 손의 떨림이 멈추질 않는다.
 
(드디어, 온다)

 오르센 후작 같은 잔챙이가 아니다.
 사자 뱃속의 벌레. 공작령에 숨은 레이프 전하 파벌의 영수(領袖).
 그리고〝스오우 전기〟에 있어 에드발드 망명 루트의 방아쇠가 되는 남자.
 
"내일 아침…인가. 왕궁에 가기 전에 온다면야 내가 응대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부탁하지. 모레, 시간을 비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나중에 시몬에게 예정을 확인하고 나서 연락하겠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에드발드와 세르반의 그런 대화가 한쪽 귀로 들어왔다가 바로 다른 쪽 귀로 빠져나가고 있다.
 
 떠올려야 한다.
 
 아르노슈트 백작이 에드발드를 모함하는 방식은 그때까지의 시나리오 진행 상황에 따라서 패턴이 몇 가지인가 있었다.
 
 제일 보편적이었던 것이 전이문의 정보유출 소동.
 다음은?
 
 단지 어느 것이라고 해도 백작이 에드발드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든 것에 대책을.
 
"……이나. 레이나!"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샌가 에드발드가 내 바로 옆에 서있었다.
 놀란 나는 막 마시기려던 홍차를 뜨거운 상태로 입에 넣어버리고, 앗뜨!? 하고 매너를 잊고서 비명을 질러버렸다.
 
 그런 나 손에서 찻잔을 빼앗아 테이블 위로 돌려놓자, 에드발드는 그대로 내 팔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더니 다짜고짜 나를 반쯤 끌어내듯이 식당을 빠져나왔다.
 
"잠까… 에드발드 님! 아직 식사 도중이…!"

"건성으로 먹든 방치를 하든 별 차이 없을 테지. 뭣하면 나중에 한 번 더 만들게 하면 된다."

 돌아보지도 않고 그렇게 단언한 에드발드는 그대로 서재까지 아무 말없이 걸으면서 등 뒤의 세르반에게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라고만 말을 남기고는, 일부러 큰소리를 내듯이 초조하게 문을 닫았다.
 
 그와 동시에 팔을 더 강하게 당겨진 나는 결과적으로 서재 안의 응접용 소파에 몸을 던져지는 모양새가 되어, 깨달았을 때에는 그 위에 에드발드가 덮친다는, 벽치기(壁ドン)가 아닌 "소파치기(ソファドン)"같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에드발드 님!?"

"──아르노슈트의 무엇을 알고 있지."

 결고 이 상황이 연애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그렇기에 더더욱 도망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은 내 안색이 바뀌었다.
 
"무…슨 말씀이……."

"요전에 내 주변이 위험해진다고 했을테지. 그 일과 관련이 있는 거겠지. 얼굴에 그렇게 쓰여있다. …너무 날 얕보지 말도록."

"……윽."

 무서워! 게다가 가까워!
 
"지… 지각하실거예요, 재상 각하……."

"시몬이라면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발휘해줄 것이다."

"추… 추측으로 이야기하는건 싫은걸요……."

"상관 않는다. 공작가 당주로서의 판단이 될지, 재상으로서의 판단이 될지도 포함해서 어떻게 할지는 내가 결정하겠다. 말하는 대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상…당히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스스로도 확신을 가진 뒤에……."

"그건 말할 생각이 없다는 것하고 같은 뜻으로 들린다만."

"적…어도…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 말씀드린다는건……." 

"그런 말에 내가 납득할 것처럼 보이나? …슬슬 포기해라, 레이나. 이 이상 입을 다물고 있을 생각이라면 나도 슬슬 신사적으로 대하기 힘들다."

 와아아앗!
 무서운 표정으로 셔츠의 단추를 풀려고 하는건 멈춰주세요오옷!
 
"저…, 정리!"

"……뭐라고?"

"저기,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하나가 아니에요! 중심인물은 바뀌지 않지만 주변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발생하는 사건도 바뀐다구요! 그…러니까 각각의 전개를 확실하게 예상하고, 어느 전개로 흘러가더라도 반격할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싶으니까요, 최소한 제 안에서 정보를 정리할 시간을 주세욧!!"

"───"

 마나.
 벽치기는 여자의 꿈이라고 전에 말했겠지만, 아니 이건 소파치기지만 실제로 당하고 보니 엄청나게 심장에 나쁘잖아!

 그렇다기보다 이런 이벤트는 내가 플레이했던 것 중에는 없었다. 
 
 어쩌면 안제스 사이드에 나와 마나, 두 사람이 들어오게 된 것으로 게임 보정이라던가 시나리오 개변이라던가가 걸려있을 가능성조차도 있다. 
 
 적어도 아르노슈트 백작이 일으킬지도 모르는 사건의 픽업 정도는 해두고 싶다.
 
"……언제, 말해줄 수 있지."

 약간의 시간을 두고 결코 납득한건 아니라는 말투로 에드발드가 낮은 목소리를 낸다.
 
 "카드가 모두 갖춰지는 대로, 라는 식의 애매한 표현이라면 용서하지 않겠다."
 
 아아, 완전히 도망칠 여지를 주지 않는건, 역시나 냉철하신 철벽 재상님이시네요.

"어… 그러니까… 오늘은 무리… 에요. 가진 정보가 너무 없으니까요…. 적어도 내일, 백작이 서류를 들고 왔을 때 이후… 라면… 아마도 조금은……."

"──그렇군." 

 그렇군, 이라고 말하면서 에드발드는 아직 소파치기를 멈추지 않았다.
 
"저…기…… 아직… 또 뭔가……."

"공작가의〝매의 눈〟을 쓴다면 조금은 더 낫겠지."

"네?"

"공작가 소유의 첩보 조직 같은 것이다. 세르반을 경유해서 파르코를 부르라고 하면 될 것이다. 단 꽤나 개성이 강한 녀석들이라 상대를 보고, 보고할 내용을 고르기도 하니까 마음 편하게 쓰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말이지."

"그…렇군요. 그럼 정말 곤란할 때에는… 이라는 정도로 머리에 새겨두겠어요."

"아아."

 딱히 나로서도 좋아서 그런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저기… 이제… 됐을까요……?"

 말로는 안했지만 "그만 비켜달라"는 뜻을 담아 에드발드를 올려다보니 어째선지 짓궂은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멍이 슬슬 옅어졌군, 레이나. 요전에는 효과도 뛰어났던 것같으니 아르노슈트가 오기 전에, 목 주변만이라도 다시 찍어두도록할까."

"네엣!? 아뇨, 아직 충분히 남아있잖아요!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그런 짓을 하시면 이번에야말로 방에 틀어박힐 거라고요!? …아니, 싫어엇──!!"

 결국 내 말을 들을 생각도 없었던 에드발드에게 다시 붉은 자국을 충분히 찍힌 나는, 이 뒤에 전신 거울 앞에서 혼자 훌쩍훌쩍 울고, 그동안 계속 욘나에게 위로받았다.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시녀장 Side] 욘나의 공황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성녀님의 언니분?"

 이국으로부터 오시고, 성녀님이 되신 여동생분을 지탱하기 위해서 오셨다고, 그를 위해서 필요한 교육을──이라는 것으로 시작된 언니분의 공작 저택 체재였습니다.

 본 가문의 주인님께서는 공작 저택의 주인이심과 동시에 이 나라의 재상직도 맡고 계시기에 저희들도,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기뻐하며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저택으로 오신 아가씨는 매우 머리 회전이 빠른 분으로 주인님께서 지시하신 교육 내용도 나날이 수준을 높여갔고 결국에는 "이 공작 저택의 여주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교육을"이라는 말까지, 주인님께서 말씀하시게 되었습니다.
 
 가령인 세르반과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주인님과 두 마디 이상 대화를 나누시는 영애분이 또 누가 계실까요!

 심지어 주인님께서 자각이 없으심에도 서서히 아가씨──레이나 님께 마음이 이끌리시는 것이 사용인들 눈에도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이미 모두에게, 이제 와서 왕가의 명령으로 강제로 다른 가문의 영애가 오시더라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저택 내에 생기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주인님께서 1년에 가장 바쁘신 영지의 정례 보고를 받으셔야하는 시기가 왔기에, 레이나 님께서도 "일숙일반의 은혜"로써 그것을 돕겠다고 하셨습니다.
 
 계시던 나라의 속담이라고는 하셨지만 레이나 님께서는, 일방적으로 주인님의 비호를 받으시는 것을 마음속 어딘가에서 떳떳하다고는 느끼지 않는 것 같으셨습니다.
 
 아무래도 과보호를 하는 듯한 주인님과의 미묘한 엇갈림을 보고, 사용인 모두가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저나 세르반에게는 말없이 철야까지 하셨다고 들었을 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쉬게 하라는 주인님의 엄명도 있으셨기에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고향의 레시피로 만든 과일 와인을 레이나 님께 드렸습니다.
 외견도 맛으로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하셔서, 조만간 다시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드린 후에 그대로 주무시도록 했습니다.
 
 주인님과 레이나 님은 매일 아침, 식사를 함께 하시면서 전날에 있던 일 등의 정보를 공유하십니다.
 그렇기에 저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레이나 님의 침실──공작부인을 위한 침실에 레이나 님을 깨우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레이나 님께서는 그다지 실감을 못하시는 것같지만 이 방을 쓰고 계신다는 것은, 그야말로 오르센 후작 영애가 이를 갈면서까지 분해할 정도로 무거운 의미가, 원래는 있습니다.
 
 레이나 님께서 오르센 후작 영애나 후작님까지도 가볍게 처리하시던 모습은, 오늘 아침식사 때에 꼭 주인님께 들려드리고 싶을 정도로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상쾌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직 주무시고 계실거라고는 생각했습니다만 매너로써 가볍게 노크를 하고 문을 열면서 "안녕하십니까 레이나 님, 욘나입니다──"하고 말을 걸려던 참에 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렸습니다.

 시녀장으로서 여태껏 어떠한 트러블에도 침착하게 대처를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만, 이때는 완전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머릿속에서 이해하는 일 자체를 거부해버리고 있었습니다.  
 
"욘나. 주인님을 보았는가? 침실에도 계시질 않는군. 전이문은 잠긴 상태 그대로니 아직 왕궁에 가신건 아닐터인데…. 그럴게 어젯밤 왕궁에서 미약을 드시는 바람에 휘청거리면서 돌아오셨으니, 나로서는 걱정이──욘나?"

 복도 저편에서 걸어온 세르반에게, 저는, 저답지 못하게 말도 못하고, 그저 묵묵히 레이나 님의 침실 안을 가리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설마."

 네, 그 설마랍니다, 세르반.
 
 침대 안에서 주인님께서 레이나 님을 위에서 꽉 껴안는 듯한 모양새로 주무시고 계셨던 겁니다.
 게다가 두 분의 잠옷도, 속옷조차도 모두 바닥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미안하네. 나는 지금은 이 이상 접근하지 않는 편이 좋을테지. 어쨌든 레이나 님을 우선은 깨워드리고 옷을 입혀드리게. 그 뒤에 나도 안으로 들어가지."

 세르반이 없었다면 저는 좀 더 굳어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주인님의 팔을 풀고 레이나 님을 침대에서 꺼내드렸을 때에 온 몸에 붉은 흔적이 남아 있는게 확실하게 보였으니까요!

 아무래도 레이나 님께선 제가 드린 과일 와인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기억이 없으신 것 같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깊이 잠들어 있었던 참이었지만 미약의 영향을 받으신 주인님께서 옆 방에서 들어오셔서──그렇게 되어 버렸다고,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사용인들에게 2층에 접근하지 말라고 말을 해뒀던 것이 설마 일이 이렇게 될거라고는──아니지, 저 문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것이 애초의 실수인가……."

 항상 냉정한 가령이었을터인 세르반의 안색도 창백했습니다.
 
 게다가 레이나 님께서는 과일 와인을 내놓은 저도, 방 사이의 문을 막아두지 않았던 세르반도, 심지어 주인님조차도 탓하려고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일이 커져버리면 주인님께서 "왕궁에서 미약을 드셨다"는 일부터 해서 이야기가 커져버린다고, 주인님의 입장을 배려하셔서 입을 다무시는 선택을 하신 겁니다. 
 
 하물며 "책임을 져서 공작부인으로"라고는 절대로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수프를 가져온 직후에 두 분의 모습을 보니 레이나 님께, 주인님께서 못을 박은 것 같은 그런 분위기마저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더해 제가 내어드린 그 과일 와인을 고향을 위해 써보면 어떨까하고 주인님 경유로 오르센 후작가의 요아킴 님께 레시피화와 특허권의 취득을 제안해주시기 까지──이미 시녀장으로서의, 제가 해온 경험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넘었습니다!

 데코르테 라인 전체에 퍼져있어서 드레스로도 커버가 불가능할 정도였던 키스마크에 충격을 받으시고 이성을 잃으시는 부분에서는 아직 19살이라는 연령에 어울리는 모습이시긴 하셨지만, 가지고 계신 능력은 요아킴 님조차도 인정하실 정도로 주인님과 비슷하십니다.

 이미 완전히 레이나 님을 향한 마음을 자각하신 주인님께서 진심으로 어필하겠다는 의지를, 레이나 님 본인에게도 말씀하신 것 같았기에 저희들도 가능한 한, 주인님께 협력할 생각입니다.
 
 레이나 님을 "마님"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될 날을, 저희들도 마음속 깊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40화 후작 영식, 무기를 쥐다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더보기

 

 



 세르반은 한번 응접실에서 나가서, 그 뒤에 욘나와 둘이 각각 운반카트를 밀면서 돌아왔다.

 욘나가 미는 운반카트 위에는 키리코(切子) 모양의, 유리로 된 디캔터 안에 와인과 과일, 과즙을 섞은 "욘나 레시피"가 레드 와인 베이스로, 옆에는 백포도 주스 판으로 놓여있다.
 한편 세르반이 밀고 있는 운반카트 위에는 커다란 멜론의 속을 파서 그릇으로 삼은 화이트 와인 베이스 판과, 유리 볼을 그릇으로 사용한 레드 와인 베이스 판이 놓여있었다.

"이게, 작은 선물?"

 와인잔에 담긴 레드 와인과 안에 떠있는 약간의 과일을, 요아킴이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한입, 마시고서는 "…과연, 여성이 좋아할 만한 맛이네."하고 중얼거렸다.
 
"요아킴, 그건 『베일 마을』의 오리지널 레시피다. 멜키스 남작령의 아래 영지에 해당하는 마을로 이 저택의 시녀장인 욘나의 고향이다."

"!"

"그리고 그 옆은 백포도 주스로 아이들도 마실 수 있게 레이나가 어레인지한 것이고. 세르반 앞에 있는건, 이것도 레이나가 어레인지한 파티용으로 눈에 잘 띄도록 만든 것이다. 이것들로 특허와 독점 판매권을 취해라, 요아킴. 머지않아 당주 직할령에서 파는 오리지널 와인의 매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겠지."

 백포도 주스 판과 메론 그릇에 들어간 화이트 와인 판도, 각각 시음한 요아킴은 입가에 손을 대면서 입을 다물고 당분간 생각에 잠겨있었다.
 
"…욘나, 였었나."

"예, 예."

"그 레시피, 내가 가져가도 괜찮은 거야? 마을에 대대로 전해지는 레시피일 텐데?"

 설마 요아킴이 직접 물을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던건지, 욘나가 다급하게 목을 좌우로 저었다.

"아…아뇨, 그, 이번에 이런 그릇을 사용했기 때문에 뭔가 비장의 레시피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원래는 와인의 품질이 별로 안 좋거나 실패하거나 한 해에 과일로 맛의 변화를 주거나, 양을 늘리거나 하는 식으로 마을 안에서 소비시킬 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니까요… 이 일로, 마을의 매상이 착취당하거나 필요 이상의 세금을 부과하지만 않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합니다."

"아아, 그거야 내가 가져가는 일이니까 그런 얼빠진 짓은 시키지 않는다고. 오히려 마을 부흥이지, 이건."

 그렇게 말하며 웃은 요아킴은, 그런가… 하고, 혼자 납득한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직할령의 와인과 영역도 확실하게 나눌 수 있다는 건가. 거기에 품질이 좋지 않은 해의 와인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이거라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멈추게 만들 수도 있겠지. 와인과 주스의 비율에 따라서는 거리의 식당에서도 낼 수 있을테고. 폭이 넓은 만큼 직할령의 매상을 추월할 찬스도 확실히 있겠네……." 

 우와아…하고, 나는 무심코 얼굴을 찡그려 버렸다.
 말하려고 했던 것에 대부분을 혼자서 깨달아 버린다던가──정말로 어째서 부친이 그 모양인거지.
 
 에드발드가 내 등을 가볍게 문질러준건 분명 위로해주려는 거겠지.
 
"덧붙여서 요아킴, 과일이든 그릇이든, 바리에이션은 무한하다고 하더군. 유리 공방이나 과일 농가도 효율적으로 끌어들여서 베일 마을 이외의 레시피를 늘리는 것도 괜찮을 테지?"

 에드발드의 말에 요아킴이 화들짝 고개를 들고 욘나를 돌아봤지만, 욘나는 초조한 듯 양손과 고개를 크게 옆으로 저었다.

 시녀장님의 이러한 모습도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저, 요아킴 님! 저는 애초에, 이건 레이나 님께 잠들기 전에 드실 술로 살짝 내어드렸을 뿐입니다! 그 이상의 일은 이미 시녀장으로서의 제 영역을 넘었으니 부디 레이나 님께 여쭈어 주십시오!"

"………하?"

 요아킴의 목이 뭔가 끼기긱…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느낌으로 천천히 나를 향했다.
 
"그런거다, 요아킴."

 등을 문지르고 있던 손을 내 머리 위에 이번엔 탁, 하고 얹고서 에드발드가 입가를 뒤틀었다.

"네가 혼자서 점점 정답에 접근해버리니 모처럼 그녀가 준비한 제안서가 쓸모없어졌군. 뭐 그래도 그건 그것대로 잘 만들었으니 영지의 브렌다 부인께 설명할 때 도움이 되도록 그대로 가지고 가면 어떻겠나."

 일단, 운반카트를 벗어난 세르반이 들고 온 자료를 빼앗듯이 집어든 요아킴은, 서투를 글씨로 내가 완성한 서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근거도 전망도 결코 터무니없진 않군… 심지어 궤도에 올라도 한 곳에 너무 부하가 몰리지 않도록 다음 안도 있고…… 아아, 확실히 이건 이대로 어머니께 보여드릴 수 있겠어." 

 오르센령의 진정한 실력자는 아무래도 브렌다 부인인 것 같네요.
 뭐, 그 편이 영지의 미래도 확실한거겠죠, 분명.
 
 제안서도 어떻게든 합격점을 받은 것같고, 결과적으로는 괜찮았던 걸까나.
 
"이래서야… 내 손에는 벅찬걸, 공작님. 아마도, 디르크에게도 말이지."

 소파에 깊게 몸을 파묻은 요아킴은 마른 웃음소리를 내면서 내 자료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튕겼다.
 
"아아, 이 자료를 말하는게 아니야, 오해하지 말아 줘. 이건 이것대로 나와 어머니만으로도 충분히 실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 단지, 바렌트령과 오르센령, 특성이 확연하게 다른 영지의 장래를 판별하는게 가능하다니, 그런 인간이 공작님 이외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야. 그런걸 공작님 말고 다른 누군가가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지. 나와 디르크를 잘 써먹는 정도로 상관없으니까 그녀──왕가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길."

"요아킴……."

"아~아 나한테도 누군가 좋은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으려나…. 이젠 어렵단 말이지, 친족에게 휘둘리지 않고 본인에게도 야심이 없는, 그런 아무런 위험이 없는 애를 찾는게! 아무나 선택할 수 있다고들 말하지만 머리가 꽃밭인 몽상가들 중에서 선택할 생각은 없다고, 나는!"

 단숨에 말을 내뱉고나서, 요아킴도 무심코 다 털어놓아버린 것을 깨달았겠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있기에 일단은 아무런 말도 듣지 못한 것으로 해두었다.
 
 왕가에 대해서는──네, 그것이야말로 제가 계속 에드발드에게 부탁하고 있는 일이니까, 괜찮답니다.
 
 …아마도.
 
"다음에 만날 때에는, 내가 『오르센 후작』이라고 불릴 수 있도록 해둘게."

 자료를 한손에 들고 요아킴은 대담하게 웃었다.
 

 

 

 

 

ncode.syosetu.com/n7159gr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ncode.syosetu.com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聖女の姉ですが、国外逃亡します!~妹のお守りをするくらいなら、腹黒宰相サマと駆け落ち

妹が聖女?それがどうかしましたか?

kakuyomu.jp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