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동생의 뒷바라지를 할 바에야 속이 검은 재상님과 도망치겠어!~
65화 폭신폭신한 오믈렛이 완성되었습니다
쌍둥이 여동생만을 우선시하는 가족으로부터 떠나 대학으로 진학,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취를 시작한 여대생・소가와 레이나(十河怜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세계로 소환당했다.
소환시킨 건 쌍둥이 여동생인 마나(舞菜)로 소환당한 곳은 여성향 게임 "스오우 전기(蘇芳戦記)"속 세계.
나라 사이를 잇는 "전이문"을 수호하는 "성녀"로서 마나는 소환당했지만 수호 마력은 그렇다 쳐도 성녀로서 국내 귀족이나 각국의 상층부와 사교를 나눌 수 있을만한 스킬도 지식도 없고, 또한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에 있을 때처럼 자신의 대리(스페어)로서 레이나를 같은 세계로 소환시킨 것이다.
여동생의 뒷바라지는 이제 사양이야──.
모든 것에 있어 여동생 우선이었던 생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또다시 여동생의 뒷바라지라니, 농담도 정도껏 해야지.
"재상 각하, 저와 함께 도망쳐요."
내심 격노하고 있던 레이나는 일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여동생의 마수에서 도망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
파르코 작, 나에게는 원재료 불명인 이세계판 포토푀, 이세계판 과일 샐러드와 공작 저택에서 가져온 빵, 내가 만든 오믈렛이 오늘 밤의 저녁 식사였다.
뭐…"손재주 꽝"치고는 노력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부탁해서〝매의 눈〟의, 파르코의 부하인 오빠한테 오로지 계란 흰자를 거품내려고 도움받은건 아마〝매의 눈〟의 사용법으로써는 엄청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손재주가 없는 나름대로 모 프랑스 수도원 지구의 명물 폭신폭신한 오믈렛을 만들려고 했을 때, 제일 관건은 거품을 얼마나 잘 냈는가.
핸드 믹서가 없는 이상은 남자 손을 빌리는 편이 좋은게 당연하다.
요령은 약불.
흰자와 노른자를 다시 섞을 때에 기포를 죽일 정도로 섞지 않는 것과 접시에 얹을 때의 타이밍.
전원 폭신한 정도가 제각각인 오믈렛이 되긴 했지만 일단 가장 완성도가 좋았던 것을 미카 군 앞에 두었더니 눈을 빛내면서 기뻐해 주었으니까, 올 오케이라고요.
할바라 백작 부인은 오믈렛을 만든게 나라고 듣고는 눈을 크게 뜨면서 당황해했지만 그녀도 역시 미카 군이 기뻐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 듯했다.
조금 쉴 수 있었던 만큼, 안색도 좋아진 모양이었다.
요리 접시가 할바라의 백자기인 사실을 깨닫고 살짝 뿌듯해하고 있다.
응, 파르코의 포토푀?의 재료도 백자 그릇에 예쁘게 보이고 있네.
"할바라 백작 부인."
"저… 폐만 안된다면 부디〝이리나〟라고 불러주세요. 레이나 님께서는 이미 얼마만큼 인사를 드려도 부족할 정도로 잘 대해주셨으니까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내가 말을 걸자 부인은 황송하다는 듯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내가 황급히 양손을 저었다.
"아뇨아뇨아뇨! 부인──참, 그럼 이리나 님. 오늘 있었던 일은 정례 보고나 영지 운영과는 거의 상관없어요. 제가 멋대로 가족 이야기를 했을 뿐이니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저는 처음에는 이 할바라 백자기에 대해서 좀 더 이리나 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답니다."
"백자기……말인가요?"
"죄송해요. 아직 식사 중인데 이런 이야기를 해서요. 이제 지금이 아니면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서 말이죠."
"아뇨, 그럴 리가요! 이제 남은건 과일과 홍차뿐이니… 부디, 계속 말씀해주세요."
가만히 부인의 상태를 보고 대략적인 정도라면 괜찮으려나…하고 나는 생각하기로 했다.
뒷편의 질척거리는 일은 책임을 지고 차페크에게 시키더라도 목표로 하는 방향을 알아두지 않으면 그가 고립되어 버리고 만다.
"지금 이 백자기는…하얗잖아요."
내가 잔받침을 가볍게 들어올려서 보이자 부인은 당황한 듯이 "네…"라고 끄덕였다.
"함께 그림을 그려넣어보지 않으시겠어요?"
"그…림요?"
"백자기는 할바라령의 생명선과도 같은 것이잖아요? 하지만 지금 세상은 아무리 해도 은식기가 우위이죠."
"네, 네… 그래서 아버지들은 백자기 생산은 중단하고 은의 중개업을 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최근 들어 몇 번이고 어딘가의 상인을 데려와서……아, 아뇨, 지금은 차페크가 모두 쫓아내고 있지만요."
움찔하고 내 관자놀이가 움직인건 아마도 이리나 부인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부인은 살며시 티컵을 바라보면서 사랑스럽다는 듯 그것을 쓰다듬고 있다.
"하지만 이 백자는 남편과 남편의 아버지되는 분께서 특산품이 없는 할바라령에 뭔가…하면서 몇 년을 걸쳐 개발한 노력의 결정이에요. 저의 대에서 그것을 놓아버릴 수는, 도저히 그럴 수는 없답니다."
코바넨 자작은 아마도 백자의 희소성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
채굴장이나 상품의 판매권을 팔아서 얻을 수입을 판매 수익으로써 챙기고 싶을 뿐이다.
실제로 차페크의 "비밀 서류"도 그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걸로 괜찮답니다, 이리나 님. 이 백자기에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있어요. 백자 제조법의 기밀 유지라던가 제품의 판매를 일원화시키고 싶다던가 하는 실무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하더라도, 우선 저와 함께 이 백자의 가능성을 높여보지 않으시겠어요? 라는 권유랍니다. 그림을 넣는 이야기는 첫 시작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네요."
실무적인 이야기는 나중이 아니라, 다음에 차페크에게 보낼 "비밀 편지"로 확실하게 못을 박아둘 생각이다.
다소 방법이 거칠어지더라도 아마도 이 가령이라면 참견을 하게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이다.
"제가 있던 나라에서 백자에 정교한 그림을 넣는 것을 예술의 영역까지 승화시켜서, 한 때 국왕의 비호를 받았다는 실례가 있답니다. 물론 이 심플한 자기는 할바라의 원점으로써 중심에 둔다고 치더라도, 남편분의 공적에 이리나 님이 색을 덧대는──그런 형태로 미카 군에게 이어준다는건, 멋지지 않나요?"
물론 할바라령과 마이센의 백자가 같다고는 하지 않는다.
반드시 국왕 폐하의 눈에 들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그림을 정교하게 넣으면 넣을수록 상위 귀족의 눈에는 들기 쉽다.
적어도 할바라령의 백자가 아래로 보이는 일은 피할 수 있다.
내가 최대한 알기 쉽게 그렇게 설명하니 이리나 부인은, 홍차도 과일도 잊고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누가 그림을 그릴 거라던지, 좀 더 디자인을 늘릴지, 장인은… 이라던지 세세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물론 끝이 없겠지만요, 일단은 이번 정례 보고에서는 저와 그림을 넣는 일부터 시작해보지 않으시겠어요? 라는 권유에 이리나 님의 대답을 듣는 부분부터 시작하고 싶네요."
뭐랄까. 고백을 하려고 하는데 "부디 친구부터…"라고 말하고 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네, 네, 부디……!"
이리나 부인은 의자에서 지금이라도 일어날 것같은 기세로 앞으로 몸을 숙이면서 끄덕여 주었지만.
"다행이네요. 에드발드 님께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의 개요는 말씀드려두었지만 이리나 님의 기분에 따라서 다를 거라고 말씀하셨으니까 돌아가면 바로 보고하겠어요. 아, 내일 에드발드 님을 뵙고 『역시 그만두겠어요』는 가능하면 하지 말아 주셨으면……."
내가 살짝 우스꽝스럽게 말하자 이리나 부인은 "물론이랍니다"라고 웃어주었지만, 애초에 그 자작님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부인이 안심하고 뭔가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 어려울 것이다.
"아, 뒷정리라던가는 그들이 해줄테니까 오늘은 이제 푹 쉬어주세요. 저도 내일 아침 식사 준비만 그들에게 지시하고 나면 공작 저택 쪽으로 돌아갈 테니까요……아뇨, 배웅도 괜찮답니다? 여기서 배웅해주시는 것으로 충분하니까요."
…그렇다기보다 배웅을 하면 조금 곤란하다.
내가 슬쩍 식당 문 근처에 서있던 파르코에게 시선을 향하니, 그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이해했다는듯 문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잘자렴, 미카 군. 내일 보자."
미카 군에게도 손을 흔들고 나는 주방 쪽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kakuyomu.jp/works/16816410413916001302
'─── 번 역 ─── > 성녀의 언니~ (하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67화 좋아서 습격받고 싶은게 아니라구요 (0) | 2021.04.15 |
---|---|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66화 북쪽 숙소의 주방 회의 Ver.2 (0) | 2021.04.14 |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할바라 Side] 미카와 가령의 고발 (0) | 2021.04.13 |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64화 북쪽 숙소의 주방 회의 (0) | 2021.04.13 |
성녀의 언니지만 국외로 도망갑니다! 63화 정신적 폭력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0) | 2021.04.12 |